원로 김희라,"황정민 류승범은 세계가 깜짝놀랄 배우"
OSEN 기자
발행 2006.04.18 17: 27

[OSEN=손남원 영화전문기자]“이 사람들 어디서 연기를 배웠는지, 세계가 깜짝 놀랄 연기를 하네”
원로배우 김희라가 황정민 류승범를 가르키며 눈시울을 붉혔다. 18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열린 ‘사생결단’ 시사회후 인터뷰 자리. 한국영화의 전설적인 대배우 김승호의 아들로 대를 이어 연기한 그는 “언제 이렇게 대한민국 영화가 발달해서 좋아졌냐. 진작에 발전해서 뜰 일이지”라고 회한에 가득차 울부짖듯 외쳤다.
부산의 마약세계를 리얼하게 그린 ‘사생결단’은 황정민 류승범을 위한 영화다. 연기파로 손꼽히는 둘이서 악랄한 마약반 형사 도경장(황정민)과 독종 마약판매책 상도(류승범)로 출연해 마음껏 나래를 펼쳤다.
그런 그들을 옆에서 지켜보며 함께 연기한 김희라는 이번이 재기의 무대였다. 70, 80넌대 충무로를 주름잡았던 그는 이후 정계 진출을 시도했다 실패하면서 사업 부진과 가정문제, 지병 등의 불운을 켜켜이 겪고 몸져누웠다.
병상의 김희라를 일으켜세운 이는 최호 감독. 어린 시절 영화 ‘짝코’에서 그를 보고 감명받은 최 감독은 자칫 영화사의 뒤안길로 허무히 사라졌을 노배우를 2006년 한국영화 르네상스의 현장으로 초대했다.
최 감독 덕분에 아버지 때부터의 놀이터이자 삶터 스크린을 찾은 김희라. 그는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쩌렁 쩌렁한 목소리로 한국 영화의 발전에 기뻐하고 후배들의 열연에 눈물짓는 모습을 연출했다. 웰메이드 누아르 ‘사생결단’과는 또다른 감동이었다.
영화 속 그의 역할은 닳고 닳아서 찌든 퇴물 마약상으로 상도의 삼촌이다. 그의 ‘뽕쟁이’ 행각으로 집안은 결딴나고 조카 상도 역시 ‘뽕쟁이’로 나선다. 어눌하게 끊기는 말투와 내리깔린 눈빛으로 김희라는 후배들에게 기죽지않을 연기를 했다.
김희라에게 영화계를 멀리했던 10여년은 참으로 긴 세월. 강산이 한번 변했다. 메가박스 1관에 차려진 회견무대와 기자들을 보고 “요즘은 이런데 앉혀놓고 밥을 주는 모양이지”라고 말문을 열었다. “난 참 영화 수백편 하면서 이렇게 좋은 영화는 첨봤다”는 그는 4월19일이 생일이다. 그래서 “더 기분이 좋다”고 울다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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