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수 20, 실책 7, 사사구 12개. 18일 문학에선 모두 30번 이상 주자가 출루했다. SK와 LG 모두 무수한 득점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결정적인 기회에서 어이없는 플레이와 실책이 속출하면서 승부는 연장 12회까지 치달았다. 승부는 결국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이라는 허무한 결과로 막을 내렸다.
SK가 홈에서 1승을 추가하며 파죽의 5연승을 달렸다. SK는 이날 LG와의 홈경기에서 12회말 이대수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결승점을 얻어 5-4로 승리했다.
4연승을 달리는 단독 1위와 2연패를 당한 공동 6위의 대결. 경기 전 예상은 SK가 여러 모로 유리하다는 게 중론이었다. 이날 따라 강수 확률이 40%나 된다는 예보에 "차라리 비가 오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바람을 하는 LG측 관계자도 눈에 띄었다.
1회초 LG가 무사 1,3루 찬스를 삼진과 도루사, 외야플라이로 무산시키면서 분위기는 SK 측으로 흘렀다. 상승세의 SK는 2회말 조동화의 내야땅볼, 이대수의 중전적시타로 2점을 선취, 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4회에도 조동화의 우측 3루타와 박재홍의 내야땅볼로 2점을 추가하면서 4-0. 선발 채병룡의 호투와 탄탄한 SK 불펜을 감안할 때 승부는 SK 쪽으로 기운 듯했다.
그러나 야구는 아무도 몰랐다. 5회 LG가 조인성의 좌월 솔로포로 침묵을 깨면서 경기는 묘하게 흘러갔다. 그리고 7회. LG는 선두 정의윤의 중전안타와 오태근의 우측 2루타로 만든 1사 1,3루서 상대 수비실책과 안재만의 희생플라이, 바뀐 투수 위재영의 견제 실책으로 동점을 만드는 행운을 잡았다.
이후 경기는 갑자기 소강 상태에 빠졌다. 7회 1사 후 등판한 LG 4번째 투수 유택현은 2⅔이닝을 탈삼진 3개를 곁들여 퍼펙트로 막았고 김민기 민경수 정재복이 줄줄이 등판하면서 SK의 막강 타선을 잠재웠다.
SK 역시 7회 어이없이 동점을 허용했지만 위재영 정대현 등 불펜 투수들이 추가실점을 막아낸 덕에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양팀은 연장에서도 각각 공방을 벌였지만 결국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SK는 10회 선두 박경완의 좌익선상을 흐르는 2루타로 천금같은 기회를 잡았으나 느린 발로 인해 김강민의 희생번트 때 3루에서 횡사하며 땅을 쳐야 했다.
가슴을 쓸어내린 LG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선두 안재만의 좌중간 2루타와 상대 실책으로 잡은 12회 마지막 공격 1사 3루서 박용택이 삼진으로 물러난 뒤 박경수가 몸에 맞는 볼, 이병규가 고의사구로 걸어나가면서 2사 만루를 만들었으나 4번 마해영이 힘없는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물러나 쓴 입맛을 다셔야 했다.
결국 무승부를 눈앞에 둔 12회말에 가서야 승부는 갈렸다. LG 마지막 투수 정재복의 제구력 난조에 편승한 SK는 김재현의 볼넷, 1사 2루서 박경완이 고의사구를 얻은 뒤 조동화 마저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좀처럼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던 정재복은 '벼랑 끝'이란 긴장감까지 더해지며 연속 볼 4개를 던졌고 결국 3루주자 김재현이 걸어들어오면서 4시간 21분의 접전은 막을 내렸다. 시즌 첫 밀어내기 결승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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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구장에서 벌어진 SK-LG전 12회말 2사 만루서 SK 이대수가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고 잇다./인천=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