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무사히 마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획득하는 두산 우완 에이스 박명환(29)이 갑자기 기대 이하의 피칭을 보였다.
박명환은 지난 18일 잠실구장 현대전서 5⅓이닝 9피안타 1볼넷 6탈삼진 7실점(5자책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박명환은 이날 2회와 6회 하위 타선에 집중타를 허용하며 대량 실점, 상대를 윽박지르던 이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볼스피드는 최고 149km까지 나오는 등 빠르기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갑작스럽게 난조에 빠지며 무너졌다.
시즌 첫 등판이던 12일 기아전서 6이닝 5피안타 1실점을 기록할 때는 무난한 투구로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부진에서 회복한 모습이었다. 서정환 기아 감독조차도 "명환이 공이 좋다"며 인정할 정도로 구위에 문제가 없었다.
그런 박명환이 그답지 않게 18일 현대전서는 갑자기 난조를 보였을까. 이날 관중석에는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의 극동담당 스카우트인 일본인 오지미 이사오가 나타나 박명환의 투구를 관심있게 지켜봤다. 오지미의 이날 관전 목적은 박명환의 구위 체크였다.
오지미는 이날 박명환의 구위를 지켜본 후 "투수는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는 것이다. 한 번 봐서는 모른다. 앞으로 두세 번 더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특별히 박명환을 스카우트하기 위해서 온 것은 아니다. 아시아 지역 선수들을 관례적으로 체크하는 수준"이라면서 시즌 후 박명환 영입에 나설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오지미는 1997년 '나이스 가이' 서재응을 메츠로 입단시킨 스카우트다.
박명환은 올 시즌 종료 후 FA 자격으로 일본과 미국 등 해외 진출을 원하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박명환은 해외 무대에서 실력 발휘를 해보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박명환이 오지미가 지켜본다는 것을 알았는지는 모르나 평소와 다르게 난조에 빠진 것을 볼 때 잘보이기 위해 어깨에 힘이 들어갔을 법도 하다. 이미 상대인 현대는 메츠 스카우트가 박명환을 보기 위해 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구위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대량 실점을 하며 무너진 박명환이 다음 투구에서는 어떤 투구를 보여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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