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남원의 주말 영화] '강추 대 비추'
OSEN 기자
발행 2006.04.20 17: 24

스릴러 코미디 ‘달콤, 살벌한 연인’과 외화 애니메이션 ‘빨간 모자의 진실이 4월14~16일 박스오피스에서 전주에 이어 굳건히 강세를 지켰다. '달살련'은 전국 관객 100만 고지를 돌파했고 '빨간 모자'는 70여 만명. 의외의 복병으로 지목받는 이 둘은 4월 넷째주인 21~23일 개봉하는 영화들 가운데 뚜렷한 경쟁작이 없어서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극장가는 폭풍전야의 고요다. 다음 주말 조승우-강혜정의 멜로 ‘도마뱀’, 황정민-류승범의 정통 누아르 ‘사생결단’, 김수미-신현준의 휴먼 드라마 ‘맨발의 기봉이’ 등 한국영화 기대작 3편이 동시에 내걸린다.
그렇다고 영화 마니아들이 주말 한타임을 쉬어갈수는 없는 일. 20일 ‘아이스 에이지2’ ‘와일드’ 애니메이션 두편에 브루스 윌리스의 ‘식스틴 블록’, 조디 포스터-덴젤 워싱턴의 ‘인사이드 맨’ 그리고 정체 불명의 공포 스릴러 ‘뎀’이 막을 올렸다. ‘강추’ 한 작품을 고르기 무척 어려운 주말이다.
◆강추!!!
▲식스틴 블럭
원 제 : 16 Block
감 독 : 리처드 도너
주 연 : 브루스 윌리스, 데이비드 모스, 모스 데프
개 봉 : 4월 20일
등 급 : 15세 이상 관람가
시 간 : 108분
화끈한 액션을 기대하는 관객들은 이 영화를 피하는 게 좋다. 나이 들고 배 나온 브루스 윌리스는 걷는 것조차 힘들어보이고 가쁜 숨을 내쉰다. ‘다이 하드’ 시리즈에서 권총 한자루로 테러리스트 일당을 모두 때려잡던 모습은 호랑이가 담배피던 시절. 영웅은 사라지고 노병이 돌아왔다.
때려부수고 서로 쏴대는 총질이야 줄었지만 퇴물형사 잭 모슬리(브루스 윌리스)의 오전 한나절을 따라가는 명장의 시선은 따스하고 인간적이다. 다리 저는 연기를 위해 한쪽 발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다녔다는 윌리스는 몸짱을 거부하고 배불뚝이로 등장해 인상깊은 연기를 펼쳤다.
술독에 빠져 사는 모슬리는 어느날 아침 반장으로부터 증인 한명을 법원까지 호송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삶에 지친 모슬리가 발뺌을 하자 반장은 “시시한 일꺼리야. 피라미 한 명을 고작 16블럭 델구가는데 두시간이면 괜찮지않냐”며 떠맡긴다. 그래서 맡은 증인은 떠벌이 흑인 절도범. 법원 대배심 마감시간인 오전 10까지 이송을 마쳐야하지만 일은 꼬이고 꼬인다.
뉴욕에서 16블록 떨어진 장소는 차로 20~30분 걸리는 가까운 장소다. 도너 감독은 이같이 가까운 16블록 거리에 한 형사의 양심과 참회, 흑인 증인과의 사이에 싹트는 믿음, 그리고 부패 경찰들의 비리를 잘 압축시켰다. 액션으로 구분하기보다는 휴먼 드라마의 냄새가 더 강한 영화.
◆비추!!
▲마이 캡틴, 김대출
감 독 : 송창수
주 연 : 정재영, 장서희, 이기영, 이도경
개 봉 : 4월 20일
등 급 : 12세 이상 관람가
시 간 : 104분
이 영화,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려는건지 혼란스럽다. ‘냉철한 카리스마의 도굴꾼과 수상한 아이들이 만나서 사라진 금불상의 행방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국보급 휴먼 스토리’라는게 제작사인 진인사필름의 포스터 카피인데 선전문구조차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김대출(정재영)은 도굴꾼이다. 경주 발굴 현장에서 금불상을 도굴한 그는 발굴 현장 근처의 지하 고분에 보물을 숨키려다 시골 소녀 지민(남지현)에게 들킨다. 지민은 똥개 ‘여보야’를 자신의 형제처럼 아끼고 이날도 개를 좇다가 고분에 들어갔다. 당황한 대출은 자신을 문화재보호비밀요원으로 속이고 지민을 자신의 첩보원으로 임명한다.
몇주후, 숨긴 장소에 돌아오니 보물이 사라졌다. 대출을 협박해 도굴품을 빼돌리는 악질형사(이기영)은 빨리 보물을 찾아오라고 닦달한다.
여기서 또 한명의 아역으로 ‘숙제 귀신’ 남자아이가 등장한다. 서커스단 공중곡예사인 홀엄마(장서희) 밑에서 혈액암을 앓고있는 그가 어찌해서 대출, 지민과 엮이고 대출을 캡틴으로 모신다.
이것이 도대체 무슨 황당 무계한 시츄에이션이라는 말인가. 보물 감춘 장소를 알아내려고 아이들을 달래던 대출과의 사이에 우정, 의리, 사랑이 싹트고 결국 눈물, 감동의 도가니로 진행된다는 감독의 의도는 너무나 진부하다.
배우들의 연기는 열정적이고 뛰어났지만, 엉성한 시나리오와 황당한 설정을 뛰어넘기란 애시당초 불가능했다
영화전문기자 mcgwi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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