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진흥고의 정영일이 한국야구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23개)을 수립하면서 이틀에 걸쳐 던진 투구수 242개가 논란이 됐다.
어린 선수에게 너무 많이 던지게 한 것 아니냐는 부정적 의견과 함께 지난해 일본 선수에게서 보았듯 어린 시절 많은 투구수는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프로야구에서는 최근 마무리 투수들이 긴 이닝을 소화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전에도 마무리 투수가 2이닝에 걸쳐 투구하는 경우는 심심치 않게 있는 일이지만 올 시즌에는 초반부터 이런 현상이 잦아지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투수가 삼성의 특급 소방수인 오승환(24)과 현대의 새로운 '뒷문지기'인 사이드암 박준수(29)이다. 둘은 1이닝 마무리는 기본이고 길게는 2이닝 이상까지도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지난 20일에도 둘은 나란히 8회부터 구원 등판해 세이브와 승리투수가 되는 기염을 토했다. 오승환은 한화전서 4-2로 앞선 8회 1사 1루에서 구원 등판, 1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켜내 4세이브째를 올리며 이 부문 단독 선두가 됐다.
잠실에선 현대 박준수가 두산전서 1-1로 맞선 8회 1사 후 구원 등판, 연장 11회까지 2⅔이닝을 던져 탈삼진 3개 포함 무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지난해 9월 16일 이후 프로 2승째.
올 시즌 들어 둘이 8회부터 구원 등판한 경우는 이번뿐 아니었다. 오승환은 지난 주말 두산전서 2게임 연속 2이닝을 구원 등판했다가 시즌 첫 블론세이브의 쓴 맛을 맛보기도 했다. 14일에는 2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올렸으나 15일에는 2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5일만의 등판인 20일에는 세이브에 성공.
박준수도 오승환 못지않게 많은 이닝을 소화해내고 있다. 지난 13일 삼성전과 15일 기아전서 세이브를 올릴 때도 각각 1⅓이닝, 1⅔이닝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마무리에 성공했고 20일 두산전서 2⅔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이처럼 양팀이 마무리 투수들을 길게 던지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앞을 받쳐줄 탄탄한 '셋업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믿을맨'이 많지 않은 탓에 둘에게 의존하는 경기가 많아지는 것이다. 매경기 투구수가 30개 안팎으로 많고 연투에 따른 피로가 쌓일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팀 사정상 어쩔 수가 없다.
사실 철저하게 투수들의 분업화가 이뤄져 '1이닝 마무리'가 기본인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마무리 투수가 8회 긴박한 상황에서부터 등판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2이닝에 걸친 마무리는 연투가 쌓이면 부담이 된다. 이 점을 삼성이나 현대 벤치에서도 잘 파악하고 있어 휴식시간을 적절하게 감안하며 무리하게 기용하지는 않고 있지만 은근히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아무리 '무쇠팔'이라고는 하지만 연투에 긴 이닝 소화는 후유증이 올 수도 있다. 아마에서부터 투구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어쩔 수 없이 '2이닝 마무리'를 실시하고 있는 양팀이 과연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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