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바닥 인생 전문(?) 배우 정재영이 드디어 영화 속에서 신분상승의 꿈을 이뤘다. 왕이 됐다. 하지만 아쉽게도 영화 속 상상에 그치고 만다.
정재영은 금불상을 훔치려는 도굴꾼이 아이들을 만나 순수한 마음을 찾아간다는 내용의 영화 '마이캡틴 김대출'(송창수 감독, 진인사 필름 제작)에서 30년 경력의 도굴꾼으로 출연한다.
정재영은 그동안 북파공작원, 인민군 장교, 농촌총각 등에 이어 이번에는 도굴꾼으로 영화에서 주로 거칠고 낮은 신분의 역할만 해왔다.
그런 그가 '마이 캡틴, 김대출'에서 특별히 왕으로 분장했다. 지난 2월 전라북도 부안에 위치한 '내소사'에서 영화 '마이 캡틴, 김대출'의 특별 촬영이 있었다. 극 중 정재영이 두 아이에게 깨진 도자기에 얽힌 전설을 들려주는 상상 씬이었다.
영화에서 비록 상상이긴 하지만 '왕'이 된 정재영은 무척 만족했다는 후문이다. 처음 맡아본 왕 역에 정재영은 연신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전생이 기억난다. 이제야 내 신분을 되찾은 것 같다"고 말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지난달 강남의 한 호텔에서 열린 '마이 캡틴, 김대출' 제작보고회에서 "영화를 하면 할수록 맡은 배역의 신분이 자꾸 내려가는데 앞으로 신분상승을 꿈꾸겠다"며 떤 너스레가 자꾸 생각이 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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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이 캡틴, 김대출'에서 왕으로 분장한 정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