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행운의 여신은 우리 편', 한화에 역전승
OSEN 기자
발행 2006.04.21 21: 57

찬스만 잡으면 침묵하는 방망이. 주포의 부상으로 위압감을 줄 수 없는 타선. 슬럼프에 빠진 팀은 가라앉기 마련이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분위기를 일신하고자 경기전 선수단에 '선물'을 돌렸다. 숙소인 유성의 한 호텔에서 발견한 아이스크림 수십 개를 사와 선수단에 뿌렸다. 더운 날씨에 하드를 쪽쪽 빨고 힘내라는 격려였다.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선 이례적인 '간식턱'이었다.
그래서일까. 위기에 처하면 언제나 '화이팅'을 외치는 두산 선수들은 경기 전 연습 때부터 활력을 되찾았다. 발목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닌 홍성흔은 포수 장비를 걸치고 내야수들과 공을 수십 번 주고 받으며 '기 살리기'에 주력했다. "좋아" "나이스"를 목이 터져라 외치며 분위기를 돋웠다.
지성이면 감천이었다. 전날 어이 없는 플레이로 결승점을 내준 지 하루만에 두산은 '운'을 등에 업고 모처럼 힘을 냈다.
두산이 한화를 잡고 시즌 3번째 승리(2무5패)를 기록했다. 두산은 21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의 주말 원정 3연전 첫 경기서 3-3 동점이던 8회 대타 장원진의 결승타에 힘입어 4-3으로 승리했다.
경기 전만 해도 두산 덕아웃에는 침통함이 흘렀다. 김 감독은 "요즘처럼 타선이 안 터질 때 선발진마저 흔들릴까봐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선수들의 타격 연습을 지켜보던 최훈재 코치는 "중심타선에서 뭔가 해줘야 하는데 요즘은 위압감이 전혀 없다"고 쓴 입맛을 다셨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1회초 어렵지 않게 선취점을 얻으면서 선수단이 힘을 냈다. 선두 강동우의 좌측 2루타, 전상렬의 내야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서 3번 안경현의 좌전 적시타로 1-0.
한화의 반격도 매서웠다. 1회말 데이비스가 '장종훈존'을 넘기는 좌월 솔로포로 동점을 만든 뒤 3회에도 데이비스의 좌중간 2루타, 김태균의 중월 솔로포로 역전에 성공했다.
초반 난조를 보이던 두산 선발 랜들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경기는 한 동안 소강상태. 두산은 6회부터 다시 힘을 냈다. 안타 2개로 만든 1사 1,2루서 홍성흔의 중전 안타로 1점을 만회한 뒤 7회 용덕한의 좌월 솔로홈런으로 1점차까지 따라붙었다.
그리고 8회. 선두 전상렬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안경현이 2루수 키를 넘기는 바가지 안타로 찬스를 이었다. 안경현의 타구는 빗맞은 타구였지만 운 좋게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행운의 안타로 연결됐다. 1사1,2루서 이승준 대신 들어선 한화 3번째 투수 최영필로부터 장원진은 우전 적시타로 결승타점을 기록했다.
리드를 잡은 두산은 8회 2사 3루서 마무리 정재훈을 투입해 경기를 틀어막고 탈콤한 승리의 기분을 한껏 누렸다.
한화로선 7회 공격이 뼈아팠다. 선두 이범호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1사 후 김민재의 3루 땅볼로 2루까지 진출했지만 조원우의 중전 적시타 때 이범호가 홈에서 횡사하면서 아쉬움을 삭혀야 했다.
이범호는 타이밍상 세이프로 보였으나 두산 전상렬의 홈송구가 홈으로 질주하는 이범호의 발쪽을 향해 정확히 날아와 자연 태그되면서 쓴 입맛을 다셔야 했다.
결국 위기를 넘긴 두산은 8회 행운이 곁든 결승점을 뽑아 승부를 마감할 수 있었다.
한화는 선발 송진우가 5⅓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점수를 얻지 못한 탓에 최근 6경기 5패째의 부진이 계속됐다.
두산 3번 안경현은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양팀 타자 중 가장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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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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