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이닝 피처' 장원삼, '갈수록 물건이네'
OSEN 기자
발행 2006.04.23 10: 21

'7⅓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3실점(2자책) 투구수 120개 패전'.
'8이닝 4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 투구수 115개 승리'.
'7이닝 1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투구수 94개 승리'.
흔히 '6이닝 이상에 3자책점 이하'를 퀄리티 스타트(일명 QS)라고 표현한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투수들이 이것을 잣대로 프리에이전트(FA) 계약 때 몸값 협상을 벌이곤 한다. 우리 팬들에게도 '코리안 특급' 박찬호(33.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2001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FA 계약을 맺을 때 많은 QS를 앞세워 5년 6500만 달러라는 대박 계약을 이끌어낸 사실이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QS를 기록했다고 무조건 '특급' 투수로 분류하기에는 좀 부족한 감이 있다. 6이닝 3실점이 선발 투수로서 적절한 임무 완수의 지표임에는 분명하지만 팀의 에이스급으로 특급 투수의 잣대로는 부족한 면이 있다.
특히 구단이나 팬들에게는 QS가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미진하다. 그런 면에서 7이닝 이상을 막아주는 투수를 QS를 뛰어넘는 진정한 '특급'으로 분류할 만하다. 부상 방지를 위해 투구수에 따른 투수 분업화가 철저하게 이뤄진 현대 야구에서 '완투승 내지 완봉승'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7이닝 이상 피처'는 더 값진 특급 투수로 환영받고 있다.
이런 점에서 앞서 소개한 기록은 모든 팀들이 원하는 진정한 '특급 선발'의 전형이다. 이 기록은 올 시즌 초반 한국 프로야구를 주름잡고 있는 현대 좌완 신인 선발투수 장원삼(23)의 투구 내용이다. 기록에서 보듯 장원삼이 '7이닝 피처'로 단숨에 '특급 대열'에 합류한 에이스급임을 알 수 있다. 2승 1패에 방어율 0.81로 방어율 부문 4위에 랭크돼 있다.
장원삼은 올 시즌 3번 등판서 모두 7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진가를 발휘했다. 첫 등판선 투구수가 120개로 많았지만 갈수록 투구수를 줄이면서 7이닝 이상을 투구하고 있다. 무리시키지 않으려는 코칭스태프의 의도가 엿보인다.
장원삼의 투구는 갈수록 위력을 더하고 있다. 지난 22일 롯데전서는 칼날 슬라이더를 앞세워 7이닝 동안 롯데타선을 1안타로 틀어막는 기염을 토했다. 장원삼은 이날 투구 94개 중 슬라이더를 50개나 던졌다.
장원삼은 경기 후 "오늘은 슬라이더 제구가 잘 돼 집중적으로 던졌다. 포수 김동수 선배의 리드대로 던졌다. 제구에 자신있다. 연승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게 호투해 기쁘다"고 밝혔다. 이날 사직구장에는 고향(창원)에서 부모님을 비롯해 친지 20여 명이 응원왔고 그의 모교인 용마고의 교가가 울리기도 했다.
장원삼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베테랑 포수 김동수는 "신인답지 않게 야구를 잘 알고 던지는 것 같다. 게임을 잘 풀어나간다. 슬라이더 컨트롤이 좋아 많이 요구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슬라이더를 많이 던지면 '부상의 위험'이 있다는 판단 아래 코칭스태프도 투구수 관리에 유념하고 있다. 김재박 감독은 "컨트롤이 좋고 투구폼에 무리가 없다. 좋은 투수로 성장할 것"이라며 '7이닝 이상 투구'의 특급 투수로 자리잡을 투수로 기대를 걸고 있다.
장원삼은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좌완 특급들 중 랜디 존슨(뉴욕 양키스)처럼 불같은 강속구를 앞세우고 있지는 않지만 톰 글래빈(뉴욕 메츠)처럼 칼날 제구력과 변화구를 앞세워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장원삼이 안정된 컨트롤과 예쁜 투구폼(흔히 야구인들이 하는 말)으로 '7이닝 피처'로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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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유니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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