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시여’ 위태로운 대사들, 아슬아슬 줄타기
OSEN 기자
발행 2006.04.24 16: 16

SBS TV 주말극장 ‘하늘이시여’(임성한 극본, 이영희 연출)가 또 구설에 올랐다. 이번에는 치위생사들의 분노를 샀다.
23일 방송분에서 임채무와 박해미 사이에서 오간 대사가 문제가 됐다. 치과에서 우연히 만난 둘은 하필 그 병원에서 만날 수밖에 없었던 개연성을 대사를 통해 만들어갔다. 그런데 그 이유란 게 사단을 불렀다. 임채무가 “스케일링을 의사가 직접 해준다고 해서 이 병원을 왔다”고 말하자 박해미가 “다른 치과에선 간호사가 혼자서 입에 기계 걸고 한다면서요?”라고 말한 것이다.
이 장면이 방영되고 나자 치과 병원 종사자들과 업계 관련자들의 문제제기가 잇달았다. 스케일링은 치과의사가 아닌 치위생사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의료행위이며 드라마 내용이 치위생사의 의료행위에 대한 불신을 심어 줄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시청자들의 쏟아지는 질책에 ‘하늘이시여’ 제작진은 ‘치위생사가 스케일링을 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말하려는 의도가 아니다’고 공지했다.
‘하늘이시여’가 드라마 대사로 설화를 입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9월 드라마가 시작되자 마자 ‘분장사’ 비하 논란을 겪었다. 극중 톱스타인 조연우가 분장사 윤정희와 사귄다는 것을 안 이보희가 “기껏 분장사랑 사귀냐”고 해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았다. 제작진은 드라마 홈페이지 게시판에 ‘분장사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분장사를 비하할 뜻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해야 했다.
설화로 확대되지는 않았지만 22일 방송된 내용에도 위험선을 넘는 대사가 있었다. 극중 아나운서로 나오는 왕빛나와 친구인 이수경이 나눈 대화 중에 여자 아나운서의 외형적 화려함을 꼬집는 내용이 있었다. “이제 돈 좀 모았겠다”는 이수경의 말에 “월급을 많이 받아도 옷 사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왕빛나의 대사가 방송을 탔다.
또 그 전에는 방송국 구내 식당의 식사 질이 형편없다며 “공장 밥 같다”는 표현을 해 네티즌의 질책을 받기도 했다. SBS 방송국 구내 식당 관계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말이다. 이런 내용들은 치위생사 건에 비하면 ‘애교’ 수준이기는 하지만 언제든지 설화로 비화될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드라마를 만들다 보면 내용상 전개가 현실과 갈등을 일으킬 수는 있다. 하지만 이런 갈등들이 드라마 전개와 전혀 상관이 없는, 지극히 작가의 개인적인 세계관을 반영하는 수준이라면 문제가 된다. 자칫 전파의 사유화 논란으로 커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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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하늘이시여' 출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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