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구장은 데이비스 맞춤형(?)'. 한화 외국인 좌타자 제이 데이비스(37)는 한국무대에서 뛰고 있는 용병 중 가장 오래된 선수다. 1999년 한화 유니폼을 입은 후 2003시즌을 제외하고는 7시즌째 한국야구에 몸담고 있다. 초창기에는 돌발 행동도 심심치 않게 일으켜 골치를 썩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팀 동료들과 잘 융화하며 정확한 타격과 빠른 발로 '한국형 용병'으로는 최고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지금은 한국 선수(?)가 다 된 데이비스는 홈 구장인 대전구장과 찰떡궁합이다. 용병으로선 홈런포를 펑펑 날리는 장거리 타자는 아니지만 중장거리 타자인 데이비스에게 대전구장은 안성맞춤이다. 대전구장은 가장 규모가 큰 서울 잠실구장(좌우 100m, 중앙 125m, 담장 높이 2.6m)은 물론 타구장에 비해서도 좌우 펜스거리(98m, 중앙은 114m)가 짧고 담장 높이(1.5m)가 낮기 때문에 거포가 아닌 데이비스도 심심치 않게 홈런포를 양산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데이비스의 홈런포 3개가 모두 밀어쳐서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홈런들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시즌 개막전이었던 지난 8일 KIA전서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이 좌측 펜스를 넘어간 것을 비롯해 지난 주말 두산전서 2경기 연속 홈런포도 똑같은 코스로 날아갔다. 21일과 22일 두산전서는 1회 첫 타석서 좌월 솔로 홈런포를 터트렸다. 공교롭게도 두산전 홈런 2방은 지난해 은퇴한 한화의 홈런타자 장종훈(현 코치)을 기념하기 위해 한화 구단에서 설치한 '장종훈 존'으로 넘어가 부수입도 짭짤하게 챙겼다. '장종훈 존'을 넘어가는 홈런을 날리면 100만 원의 상금을 받아 절반은 본인이 갖고 나머지 50만 원은 대전지역 유소년야구 발전기금에 넣는다. 데이비스로선 홈런 2방으로 100만 원을 손에 넣었다. 개막전서 데이비스에게 일격을 당해 뻐아픈 역전패를 당했던 서정환 KIA 감독은 "데이비스 홈런은 광주구장 같았으면 평범한 외야 플라이였다. 투수 전병두가 제대로 던진 공을 데이비스가 잘 받아쳤고 구장덕을 톡톡히 봤다"며 작은 대전구장을 원망하는 눈치였다. KIA에서는 한화 구단이 대전구장을 확장하지 않는 이유가 데이비스를 비롯해 중장거리 타자들이 많은 점을 십분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는 분석을 곁들이기도 했다. 한화로선 데이비스의 배트 스피드가 떨어지지 않고 말썽을 일으키지만 않는다면 데이비스를 위한 대전구장을 계속 현상태로 유지할 전망이다. 데이비스에게 대전구장과 한화는 천생연분으로 보인다. 좌타자인 데이비스가 올 시즌 좌월 홈런을 몇 개나 날릴지 지켜볼 일이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