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영준 특파원]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로서 2승 평균자책점 0.64를 기록했다. 스프링캠프에 합류해서도 1승 1패 평균자책점 3.00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덕분에 그래디 리틀 감독은 "팀 스케줄에 관계없이 서재응의 등판 간격을 지켜주겠다"고 시즌 개막 전부터 공언했다. 5선발 요원이지만 나머지 선발들과 차별을 두지 않겠다는 신뢰 표시이기도 했다. 그러나 25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서재응은 17⅔이닝을 던져 25안타 15자책점을 내줬다. 이 과정에서 패전만 2번 있었다.
도대체 왜일까. 서재응과 리틀 감독, 릭 허니컷 투수코치의 공통된 진단은 "컨트롤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로 모아진다. 그리고 이 원인은 투구 밸런스의 문제로 파악된다. 누구보다 이를 잘 아는 서재응은 지난 21일 다저스타디움에서 가진 불펜피칭(23일 애리조나전 선발 준비 피칭)에서 투구 밸런스를 잡기 위해 부심했다.
투구폼과 더불어 또 한 가지 서재응의 자가 진단은 주무기 체인지업의 구속이다. 서재응은 23일 애리조나전 패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직구 스피드는 걱정 안 한다. 다만 체인지업 스피드가 70마일대 후반은 나와야 되는데 70마일대 중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피드가 떨어지니 각도 크지 않아서 타자들에게 공략당한다"고 답답함의 일단을 드러냈다.
이 외에 외부적 요인으로 포수 디오너 나바로와의 호흡 불일치 문제를 꼽을 수 있다. 서재응은 공식 인터뷰에선 드러내 놓고 얘기하진 않지만 "사인이 맞지 않으면 고개를 흔든다. 직접 사인을 내는 경우도 있다"라는 말을 한다. 신인급 포수 나바로가 서재응의 특성을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직구 위주의 볼 배합을 요구하고 있어 발생하는 '불협화음'으로 볼 수 있다.
끝으로 'WBC 후유증'도 간과할 수 없다. 서재응은 WBC에 대해 "스프링캠프 등판이라 여기고 던졌다. 4일 간격 선발로 던졌으니까 큰 부담은 없었다"라고 밝히긴 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시범경기와 실전(그것도 국가대항전)은 정신적으로 (받는 부담이) 다르다"고 언급, 올 초부터 부득이하게 오버 페이스를 할 수밖에 없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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