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영준 특파원] "페이스가 되니까 밀고 가는 듯하다".
샌디에이고 박찬호(33)는 지난 25일 애리조나전 8⅔이닝 투구 직후 클럽하우스에서 이렇게 말했다. 8회까지 투구수가 100개에 이르렀는 데도 왜 브루스 보치 감독이 9회에도 등판시켰는지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날 박찬호는 119구를 던졌다. 이제까지 샌디에이고 어느 투수보다 많은 1경기 투구수였다. 박찬호는 "8회를 마치고 물어보길래 '괜찮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치 감독이나 대런 볼슬리 투수코치 역시 박찬호의 구위가 여전하다고 여겼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실제 박찬호는 118구째에도 시속 92마일(148km) 투심을 뿌렸다. 9회에도 92마일 직구가 3차례나 펫코파크 전광판에 찍혔다.
그렇다면 전성기 시절을 방불케 할 만큼 박찬호의 체력을 돌려놓은 요인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박찬호의 자가진단은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였다. WBC를 준비하면서 페이스를 올려 놓은 게 유효했다는 의미다.
WBC 이후 오히려 (실체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후유증'을 겪고 있는 다른 투수들과 대조되는 답변이었다. 박찬호는 "시즌 중반까지 지치지 않도록 체력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덧붙여 지금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어 "낮게 던지려 집중한다"고 언급, 체력이 뒷받침된 상태에서야 제구력도 나오는 것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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