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대격돌, '사생결단' 기선 제압
OSEN 기자
발행 2006.04.28 09: 16

[OSEN=손남원 영화전문기자] 상반기 한국영화 기대작 3편이 동시 개봉한 27일 오후 용산 CGV. 황정민 류승범 주연의 액션 '사생결단'은 경쟁작 조승우 강혜정의 멜로 '도마뱀', 신현준 김수미의 휴먼 드라마 '맨발의 기봉이'보다 몇박자 앞서서 매진을 기록하며 앞서갔다.
그 곳에서 차로 5분 거리의 용산전자랜드 랜드시네마. 용산CGV보다 훨씬 압도적인 차이로 '사생결단'의 우세가 두드러졌다. 극장 매표원들이 전하는 3파전 분위기는 '사생결단' 7, '맨발의 기봉이' 2, '도마뱀' 1 정도의 양상. 개봉전 예매에서부터 일기 시작한 '사생결단'의 피비린내가 이번 주말 극장가를 먼저 장악할 기세다.
아직 속단은 이르다. 개봉 첫날인 27일은 평일이라 전초전에 불과하고 28일 금요일 저녁부터 본 라운드가 시작되기 때문. 가족 단위의 극장 나들이가 늘어날 주말에는 전체관람가 '맨발의 기봉이'나 12세 관람가 '도마뱀'에게 조금은 유리한 상황이 전개된다. 부산의 뒷골목 마약세계를 생생하게 그린 '사생결단'은 폭력, 섹스의 농도가 '친구' 이상으로 짙어 18세 관람가를 받았다.
예년 같았으면 시차를 두고 개봉했을 3편이 이번 주말 세게 맞붙은 데는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얽혔다. 첫째는 5월 첫주부터 '미션 임파서블3'를 시작으로 '다빈치코드' '엑스맨'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연이어 개봉하기 때문. 한국영화가 초강세인 요즘 극장가에서 늑대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나는 꼴이 될수있다.
둘째는 각급 학교들의 중간고사와 초봄 비수기가 끝나는 4월 마지막주를 선점하려는 마케팅 전략이다. '사생결단'은 사상 최대의 5만 명 시사 개최라는 물량공세를 펼쳤고, '맨발의 기봉이'는 신현준, 김수미, 탁재훈 등 끼많은 주연들을 앞세워 방송 쇼프로를 공략했다. 이에 비해 실제 연인 사이 조승우-강혜정 주연의 '도마뱀'은 별다른 이벤트없이 영화 자체의 힘을 강조하고 있다.
셋째는 장르가 완전히 다른 3편의 영화가 제각기 틈새 시장 확보에 지나친 확신을 가져서다. 액션이면 액션, 멜로면 멜로, 휴먼 드라머면 휴먼 드라머, 저마다의 고정 관객을 확보하고 들아간다는 생각에 무모한 충돌을 거리끼지 않았다. 일부 영화관계자들은 "서로 장르가 다르고 개성이 확실한 영화들인만큼 전체 시장이 커지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까지 내놓았다.
그러나 5월 블록버스터, 6월 월드컵이란 시간적 제한이 분명한 상황에서 관객들이 1,2주일 새 다른 장르의 한국영화를 보기위해 몇번씩 극장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결국 일정한 시장 규모를 놓고 이전투구식으로 싸울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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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생결단'의 한 장면. /MK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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