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같은 믿음의 관계가 이어지면 된다.
요미우리 이승엽(30)이 하라 감독이 보내는 무한 애정에 보답했다. 이승엽은 지난 29일 주니치와 홈경기에서 4타수 2안타를 날림으로써 최근 하향세에서 벗어날 반전의 계기를 잡았다.
이승엽은 지난 18일 야쿠르트전부터 뚜렷한 하향세를 보였다. 28일 히로시마전까지 9경기에서 28타수 2안타로 급격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 때문에 한때 4할을 넘었던 타율도 3할 2리까지 떨어졌다.
이승엽의 하향세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생겨났다. 가 29일 보도한 내용이 대표적이다. 이 신문은 ‘이승엽이 각 구단에서 마련한 대비책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직구는 보여주는 구종으로 사용하고 변화구를 치도록 한다’며 ‘이승엽이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하라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타 구단의 이승엽에 대한)마크가 심하다. 그렇지만 신경 쓸 일이 아니다.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여전한 믿음을 보였다.
하라 감독의 믿음이 어떤지는 지난 15일 요코하마와 원정경기에서도 잘 드러난 바 있다. 이날 선발은 요미우리 킬러로 불리던 요코하마 좌완 도이 요시히로였다. 도이는 지난해 자신의 10승 중 7승을 요미우리전에서 거둬들였다. 지난 1일 시즌 2차전에서 요미우리를 상대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되기도 했다.
도이와 두 번째 맞대결인 15일 경기에서 하라 감독은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좌완을 상대하기 위해 기존의 좌타자들을 대거 제외한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고사카 아베 시미즈 등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이승엽만은 예외였다. 여전히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 좌타자는 이승엽과 투수 우쓰미 밖에 없었다.
이에 부응하듯 이승엽은 도이를 상대로 2루타 2개를 뽑아내며 팀 승리를 도왔다.
이승엽은 롯데 마린스에 있던 지난 2년간 밸런타인 감독의 용병술 때문에 마음 고생을 겪어야 했다. 상대팀에서 좌투수를 내세우는 날은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선발에서 제외돼 벤치를 지켜야 했다.
타순도 성적에 따라 변화가 심했다. 조금 잘한다 싶으면 중심타선으로 올렸다가 한두 경기 결과를 보고 이내 하위 타선으로 내렸다. 심지어 2번 타자로 나선 일까지 있었다.
물론 하라 감독이 이승엽에게 신뢰를 보내는 것은 현재 요미우리가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잘 나가는 판에 굳이 변화를 주기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거기다 다카하시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 중심타선을 바꾸기도 쉽지는 않다. 이승엽과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외국인 조 딜론 역시 허리 통증으로 여전히 개점휴업 상태다.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하기는 하지만 이승엽에 대한 하라 감독의 신뢰는 분명히 좋은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진에 빠졌던 이승엽은 기다려준 감독 덕분에 29일 2안타로 다시 반전의 계기를 잡아냈다.
요미우리 시절 하라 감독과 함께 했던 정민태(현대)는 “하라 감독은 선수를 참 편하게 해준다”고 경험을 전했다. 현재까지는 정민태의 말대로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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