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펫코파크(샌디에이고), 김영준 특파원] 엄청난 중압감 속의 등판이었으나 마운드의 여신은 서재응(29·LA 다저스) 편이었다.
29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전 이전까지 서재응의 성적은 2패에 평균자책점 7.64였다. LA 타임스 등 지역 언론은 서재응의 선발 탈락을 압박해 들어오는 상황이었다. 특유의 낙천성을 잃진 않았으나 '더 이상의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는 현실을 모를 리 없는 서재응이었다.
그 때문일까. 서재응은 '컨트롤 아티스트'란 수식어에 어울리지 않게 3회까지 볼넷 4개를 줬다. 1회 첫 타자 데이브 로버츠를 볼넷으로 출루시켰고 뉴욕 메츠에서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던 마이크 피아자를 1,3회 연속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 때문에 3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득점권(2루)까지 내보냈다. 그러나 1,3회 만난 5번 마이크 캐머런은 서재응의 슬라이더에 꼼짝을 못했다. 이 점을 간파한 서재응은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했다. 또 2회 2사 2루에서 투수 크리스 영과 만난 점도 '행운'이었다.
4회부터 투구 밸런스와 안정을 되찾은 서재응은 6회까지 3자 범퇴 포함 10타자 연속 범타 처리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비니 카스티야의 플라이는 다저스타디움 같으면 홈런성이었으나 우중간 펜스가 402피트(123m)에 달하는 펫코파크여서 우익수 J.D. 드루가 잡을 수 있었다. 또 유격수 라파엘 퍼칼 등 내야진의 안정된 수비도 서재응의 무실점투를 측면 지원했다.
공격에서도 샌디에이고 선발 크리스 영에게 4회까지 삼진 5개를 당하면서 1안타로 막히던 타선이 5회 단 한번의 찬스를 득점으로 이어가 서재응의 첫 승 요건을 만들어줬다. 디오너 나바로의 힘 없는 타구가 좌익수 앞 행운의 적시타로 연결되면서 서재응과 영의 희비가 갈렸다.
지난 23일 애리조나전 직후 "안 돼도 이렇게 안 되나"며 한탄했던 서재응의 절치부심이 보상받는 일전이기도 했다. 아울러 LA 언론의 '서재응 흔들기'도 당분간은 명분을 잃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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