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근표-심수창, '커피'에 웃고 울고
OSEN 기자
발행 2006.04.30 15: 08

타자는 홈런에 웃고 투수는 홈런에 운다. 곧바로 점수로 연결되는 홈런은 타자 입장에선 스타로 등극하는 지름길이다. 반면 투수들은 홈런이라면 질색을 한다. 결정적 상황에서의 한 방은 승패를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와 LG가 맞붙은 지난 29일 잠실 경기에서도 홈런에 울고 웃은 선수가 나왔다. 프로 첫 만루홈런을 터뜨린 권용관(LG)을 비롯 전근표 송지만 이숭용(이상 현대)이 짜릿한 홈런포를 터뜨린 주인공. 경기는 권용관의 만루홈런에 힘입은 LG가 승리했지만 경기 후반 3타자 연속홈런을 터뜨린 현대 선수들로서도 의미가 적지 않은 홈런이었다.
전근표의 경우 특히 남달랐다. 28일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진 주포 래리 서튼 대신 1군에 올라온 그는 엔트리 등록 하루만에 때려낸 홈런이기 때문.
그런 전근표의 홈런 뒤에는 김용달 타격 코치의 세심한 배려가 있었다. 시즌 초반 타자들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김 코치는 28일 잠실 원정 때부터 호텔 숙소에서 특별한 시간을 가지기 시작했다. 타격 부진에 시달리는 선수들을 차례로 불러 티타임을 함께 하며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김 코치의 호출을 받은 선수 중에는 전근표도 포함돼 있었다. 올 시즌 외야 주전감으로 평가받았으나 자리를 잡지 못한 그를 29일 낮에 불러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며 마음을 풀어줬다.
김 코치의 '처방'을 받은 덕분인지 전근표는 시즌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는 기쁨을 누렸다. 어쩌면 '커피 효과'라고도 할 만했다.
반대로 8회 전근표를 비롯한 3명의 선수에게 잇따라 홈런을 허용한 심수창의 경우 기분이 좋을 리는 없는 일. 경기 초반 타선이 터져준 덕에 시즌 2승째를 챙길 수 있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 때문인지 심수창은 30일 잠실 현대전에 앞서 선수단에 '사과턱'으로 커피를 돌렸다. 승리가 확실시 된 경기를 끝까지 마음 놓지 못하게 한 미안함을 대신하기 위해서였다.
경위야 서로 달랐지만 홈런에 울고 웃은 선수 사이에는 '커피'라는 매개체가 존재한 셈이다. 다음 경기에선 누가 커피효과를 누릴지, 누가 커피를 대접하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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