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4번타자는 블랙홀’.
기아는 예년과 달리 안정된 마운드를 과시하고 있지만 정작 득점력 부진에 빠져있다. 그나마 4월 8승1무8패의 5할 승률은 마운드의 힘에서 비롯되고 있을 뿐이다. 특히 이 가운데 4번타자는 블랙홀에 가깝다. 믿기지 않겠지만 4월 한 달동안 4번 타순에서 터져나온 홈런이 없다. 타점 역시 고작 4개에 불과하다.
개막 이후 기아의 4번타자는 모두 4명이었다. 홍세완이 한화와의 개막전 4번으로 기용된 후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후 ‘대타 홈런의 사나이’ 이재주가 주로 4번타자로 기용됐고 외국인 타자 서브넥과 심재학도 얼굴을 내밀었다.
기록을 살펴보면 4번의 블랙홀 현상은 심한 편이다. 홍세완은 2타수 무안타, 이재주는 39타수10안타, 서브넥은 7타수 무안타, 심재학은 9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4번타율은 1할8푼(58타수11안타)에 그쳤고 4번 홈런은 단 한 개도 없다. 이재주와 서브넥이 각각 2홈런씩 기록하고 있지만 다른 타순에서 터트린 것이다.
그나마 4번타자들의 4타점 가운데 2개는 송산이 4월 21일 잠실 LG전에서 대타로 등장해 적시타로 건져올린 것이다. 나머지 2타점은 이재주가 기록했다. 4번의 부진 탓인지 기아의 득점(58)은 8개팀 가운데 7위이다. 득점 꼴찌는 두산(45)이다.
서정환 기아 감독은 이재주의 득점력이 떨어지자 서브넥에 이어 심재학까지 4번타순에 기용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심재학은 4월 30일 광주 삼성전에 모처럼 4번 타자로 나섰지만 4타수 무안타로 물러나 시름만 더해주었다.
물론 원인은 4번 터줏대감 홍세완의 공백에 있다. 홍세완은 개막과 함께 오른쪽 폐 기흉이 발견돼 개점휴업 상태다.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고 5월 중순쯤이면 훈련을 재개할 예정이지만 기아의 4번 공백은 너무 크다.
서정환 감독은 “이재주는 커리어가 부족하고 서브넥은 잘 맞아도 홈런이 되지 않는다. 이러니 상대투수들은 3번 장성호만 집중 견제하면 된다"며 "방망이 중심에 잘 맞추고 있는 심재학이 잘해주면 좋겠다. 하루빨리 홍세완이 돌아와야 4번 문제는 해결되겠다"고 땅이 꺼지도록 한숨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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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으로 결장 중인 기아 4번타자 홍세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