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 기옌 시카고 화이트삭스 감독이 당했다. 언론의 '낚시성' 제목에 단단히 화가 났다.
지난달 30일(한국시간) 오전 LA 타임스를 펼쳐든 기옌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에스코바르가 피어진스키를 맞힌 것에 대해 시카고 감독 기옌은 소시아에게 분노했다'는 제목이 시커멓게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전날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전 2회 2사 후 에인절스 선발 켈빔 에스코바르는 좌타석에 들어선 화이트삭스 타자 A.J. 피어진스키의 오른다리 뒤쪽을 맞혔다.
순간 기옌은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당시 1-1로 맞선 9회말 화이트삭스의 공격. 8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에스코바르는 9회에도 투아웃을 잡아내고 마지막 타자 A.J. 피어진스키마저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화이트삭스 공격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피어진스키가 헛스윙한 공을 심판은 원바운드로 받아들였다. 자동 삼진이 아닌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변한 순간이었다. 당시 에인절스 포수였던 조시 폴은 타자를 태그하든가, 아니면 1루에 송구해야 아웃을 기록할 수 있었다.
그러나 폴은 당연히 삼진으로 여기고 공을 마운드로 굴린 채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순간 피어진스키는 잽싸게 1루로 뛰어 살았다. 마이크 소시아 에인절스 감독은 폴이 노바운드로 공을 잡았다고 펄펄 뛰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화이트삭스는 대주자를 기용,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2사 2루에서 조 크리디의 끝내기 안타로 승부를 끝냈다. 결국 시리즈를 마친 뒤 '본헤드플레이'의 주인공 폴은 방출당했고 화이트삭스는 기세를 몰아 월드시리즈 챔피언 자리에까지 올라설 수 있었다.
기옌은 당시 피어진스키의 기지에 '당한' 에스코바르가 이날 다시 만난 피어진스키의 다리를 의도적으로 맞혔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즉각 구심을 향해 뛰어나가 '의도적 빈볼'이라며 항의했다.
그러나 정작 다음날 아침 LA 타임스는 기옌이 에스코바르가 아닌 상대 감독을 향해 화를 냈다고 제목을 뽑은 것이다. 이에 대해 기옌은 "신문 헤드라인은 기사 내용과 전혀 관계가 없다"면서 "부랴부랴 소시아에게 전화를 걸어 해명해야 했다"고 밝혔다.
기옌은 자신의 해명에 소시아가 "'우리 둘 사이에 어떤 문제가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전에 있었던 일을 계속 연장시킬 이유가 없다. 전혀 상관 없는 두 사람 사람이 악감정을 가질 필요가 없다"며 둘의 관계에 아무 이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소시아는 이에 대해 "아지는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데 망설임이 없는 사람이다. 그는 에스코바르가 의도적으로 피어진스키를 맞혔다고 생각해 주의 메시지를 준 것뿐"이라면서 "하지만 나는 에스코바르가 던진 몸에 맞는 공이 고의적인 게 아니라는 점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최고의 사건으로 기억된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사태'가 해를 넘겨서도 화제거리를 만들고 있다. LA 타임스의 '낚시질'도 여기에 적지 않은 몫을 담당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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