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경기 45득점. 경기당 평균 2.5점.
2일 잠실 KIA전까지 두산 타선이 거둔 성적이다. 팀득점과 경기당 평균득점 모두 최하위다. 최근 3경기선 합계 12안타에 그쳤다. 김경문 두산 감독이 "짜내기라도 해서 점수를 얻어야 한다"고 한탄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두산 베어스가 아닌 두점 베어스"라는 얘기까지 들린다.
더구나 이날 상대는 올 시즌 '부활'했다고 평가받는 김진우. 경기전까지 그는 3승 방어율 1.57로 시즌 초반 '투고타저' 현상을 일으킨 주역 중 하나다.
하지만 야구는 해봐야 아는 법. 페넌트레이스 126경기 전체가 아닌 특정 경기만 놓고 보면 '예상 밖' 결과는 언제든지 도출될 수 있다. 이날 경기가 바로 그랬다.
두산이 김진우와 KIA를 잡고 최근 7경기 5승째의 상승 페이스를 이어갔다. 두산은 경기 초반 김진우 공략에 성공하면서 7-4로 승리했다. 올 시즌 등판한 3경기서 한 번도 2실점 이상을 기록한 적이 없는 김진우는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객관적으로 볼 때 득점력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두산이 상대하기엔 결코 쉽지 않은 경기였다.
이럴 경우의 대처법은 별다른 게 없다. 큰 스윙 대신 짧게 맞히면서 단타 위주로 나서는 것, 득점찬스에선 착실한 희생플라이로 점수를 만들어내는 것 뿐이었다. 예상대로 두산은 이 방식을 들고 나섰다. 그리고 결과는 짜릿했다. KIA 선수들의 과욕도 도움(?)이 됐다.
0-1로 뒤진 1회말 강동우가 몸에 맞는 공으로 나가자 임재철이 좌전안타로 분위기를 띄웠다. '찬스의 사나이' 안경현이 착실한 희생번트를 대면서 1사2,3루. 후속 홍성흔은 우익수 앞 빗맞은 안타로 주자 2명을 불러들였고, 최경환, 문희성의 연속안타로 만든 1사만루선 정원석이 아무도 예상못한 스퀴즈 번트를 성공하며 추가득점을 이뤄냈다.
정원석은 몸쪽으로 붙이는 김진우의 투구에 상체를 뒤로 숙이면서도 정확하게 1루방면으로 번트를 대는 수훈을 세웠다. "짜내기라도 해서 점수를 뽑아야 한다"는 두산 벤치의 각오가 엿보였던 장면.
2회에도 두산은 임재철, 안경현의 안타와 최경환의 중전 적시타로 1점을 추가했고, 3회에는 강동우의 우전 안타로 추가득점하면서 휘파람을 불었다.
KIA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무리한 플레이로 인해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1-5로 끌려가던 6회 이용규가 1루라인을 타고 흐르는 3루타로 추격 무드를 고조시켰다. 1사 뒤 송산은 볼넷으로 분위기를 이었고 후속 이재주는 좌중간을 완전히 꿰뚫는 2루타로 2점을 추격했다.
그러나 2루에서 멈추지 않고 3루를 노리던 이재주가 두산의 중계플레이에 횡사하면서 추격은 일단 중단됐다.
7회에는 베테랑 이종범이 어이 없는 플레이로 찬물을 끼얹었다. 선두로 나선 이종범은 중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후속 이용규의 좌익수 플라이 때 믿을 수 없는 본헤드플레이를 범하면서 기회를 날렸다.
이용규가 좌익수 플라이로 잡혔을 당시 2루를 지나치던 그는 부랴부랴 1루로 귀루했다. 그러나 다급한 마음에 2루 베이스를 밟는 것을 깜빡 잊었고 이 순간을 놓치지 않은 두산 유격수 손시헌은 릴레이된 공을 잡아 베이스를 터치한 뒤 2루심 조종규 씨에게 어필, 더블아웃으로 연결하면서 위기를 탈출할 수 있었다.
6회와 7회 따라 갈 수 있었던 기회를 연속해서 걷어찬 KIA는 8회 2점을 추가로 내주면서 결국 쓰린 속을 달래며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다승 1위를 노렸던 김진우는 7이닝 11피안타 5실점으로 3연승 뒤 첫 패의 멍에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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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주지영 기자 jj0jj0@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