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경기 연속 타점이 없다. 당연한 말이지만 득점권 타율도 2할대를 벗어나지 못한다. 요미우리의 4번타자 이승엽(30)의 요즘 '장세'다.
지난 2일 한신과의 원정경기는 이승엽의 해결사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장면이 수두룩했다. 이승엽은 5번 타석에 들어섰는데 모두 주자가 있었다. 1회초 2사 1루, 3회초 2사 1,2루, 5회초 1사 1,3루, 6회초 2사 2루, 8회초 1사 1,3루. 이 가운데 3회초 볼넷을 고른 것을 제외하고 모두 범타나 삼진으로 물러났다.
요미우리 벤치의 하라 감독은 “승짱! 더도 말고 제발 한 점만 올려다오”라는 듯 간절한 표정을 수없이 지었지만 이승엽의 배트는 침묵했다. 요미우리는 결국 13개의 잔루를 남긴 채 9회말 끝내기 홈런을 맞고 침몰했다.
이승엽에게는 이날이 7경기 연속 무타점의 수모를 씻을 절호의 기회였다. 지난 4월 22일 도쿄돔 한신전에서 3회말 2루 땅볼로 3루주자를 불러 들인 게 마지막 타점 기록이고 2일 경기까지 8경기서 타점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4월 30일 주니치전에서 팀이 15점을 뽑을 때 3번 니오카가 10타점이나 쓸어간 탓인지 이승엽은 타점이 없었다.
득점권 타율이 낮은 것은 당연한 일. 2일 현재 2할4푼2리에 그치고 있다. 이승엽은 올해 주자가 2루 이상 있는 상황을 33번 맞이했으나 8안타(1홈런)에 그쳤다. 타점은 13개. 삼진은 8개를 당했다.
원인은 여러 가지다. 일단 상대 배터리의 집요한 공략과 견제. 그 다음은 무시할 수 없는 4번의 압박감이다. 여기에 최근 부진에 빠지자 나쁜 볼에도 쉽게 방망이가 나가는 모습도 보인다. 마음이 급해지면 필연적으로 타격폼이 무너진다.
2일 한신전에서 아쉬운 역전패로 끝나자 곤도 수석코치는 “4번 타자가 꽁꽁 묶여 있어서”라며 뼈있는 말을 남겼다. 이승엽도 “오늘 플레이에 대해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는 말로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
이승엽에게 이제 타율 3할은 중요하지 않다. 하루빨리 해결사 능력을 되찾는 길만이 지금의 고비를 극복할 수 있다. 감독들은 '2할 타자'라도 득점권 타율이 3할을 넘는 타자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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