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최대성, 올해는 노장진(?)'.
현대가 롯데 투수에 대해 2년 연속 구애 공세를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는 작년 시즌 후반 '홈런왕' 서튼(36)과 롯데 기대주인 우완 투수 최대성(21)을 바꾸자는 제안을 은밀히 건넸다.
당시만 해도 롯데가 보기에는 솔깃한 제안이었다. '검은 갈매기' 호세 이후 쓸 만한 외국인 타자를 구하지 못해 약한 공격력으로 힘들어 했던 롯데로서는 서튼이라는 강타자를 얻기 위해 2군에 주로 머물며 크게 활약하지 못하고 있던 최대성을 내줄 만한 카드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 트레이드 논의는 최대성이 9월 중순 네덜란드에서 열린 '월드컵(세계선수권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일본과의 8강전서 8이닝 1실점으로 쾌투하며 승리를 이끄는 등 에이스로서 맹활약하면서 '없었던 일'이 됐다. 150km대 초반의 강속구를 뿜어대는 '차세대 에이스감'을 선뜻 내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작년 시즌 종료 후 롯데에 복귀한 강병철 감독은 프런트로부터 이 트레이드 얘기를 전해듣고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단칼에 일축했다고 한다. 강 감독은 "외국인 타자는 새로 뽑으면 되지만 우리는 유망주 한 명을 그냥 넘겨주는 셈이 아니냐. 검증된 용병이라고 하지만 손해보는 장사"라며 일언지하에 현대 제안을 거부했다.
지난 2일 수원구장 현대전을 앞두고 이 트레이드 얘기를 다시 꺼내자 강 감독은 "최대성이 아직 어려 기대에 못미치고 있지만 서튼을 안받은 것은 잘한 것 같다. 호세도 왔고 마이로우도 잘해주고 있지 않느냐"며 '그때 현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을 잘한 일'로 여겼다.
그런데 이번에는 현대가 올 시즌 롯데의 '골칫덩어리'인 마무리 투수 노장진(32)을 영입할 뜻을 내비쳐 성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재박 현대 감독이 3일 경기를 앞두고 기자들과 이야기 도중 '노장진을 영입할 의사가 있다'며 롯데측과 구체적인 논의를 할 수도 있음을 밝힌 것이다.
노장진은 올 시즌 개막 직전 팀을 무단 이탈해 구단으로부터 한 달간 출장 정지에 벌금 1000만 원의 징계를 받고 현재 부산에서 개인훈련을 쌓고 있다. 지난해 불운한 가정사 등으로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해 구위가 전만 못하지만 몸 컨디션을 끌어올리면 구위는 아직 쓸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롯데 구단도 다른 구단에서 원하고 카드만 맞으면 트레이드도 가능하다고 이미 밝힌 상태다.
이런 상황이므로 현대가 롯데 구단의 구미에 맞는 카드를 제시하면 전격적으로 노장진의 현대행이 실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롯데도 현재 노장진의 공백으로 확실한 마무리 투수를 찾지 못한 채 허약한 불펜진으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노장진 트레이드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노장진을 대체할 만한 마무리 투수를 얻을 수 있는 카드가 아니면 트레이드 협상 논의가 쉽지 않다.
롯데 구단이 노장진에게 1개월 출장정지에 1000만 원 벌금을 내려 '중징계'라고는 했지만 1개월 출장정지 부분은 생각해 볼 대목이다. 어차피 노장진은 중간에 운동을 하지 않고 쉬었기 때문에 다시 투구할 수 있는 몸 컨디션을 만들려면 한 달 이상이 소요되므로 '1개월 출장정지'는 큰 의미가 없는 것이다. 강병철 감독은 "선수단 분위기를 헤친 노장진이 전선수들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하지 않으면 쓸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노장진이 몸컨디션과 구위를 회복하고 선수단에 사과하면 롯데 잔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임시 마무리'인 사이드암 박준수의 호투로 개막이전 예상과 달리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현대는 박준수가 무너질 것에 대비하기 위해 '노장진 카드'를 원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풍부한 투수자원을 확보하고 있어 현대를 비롯한 타구단으로부터 잇단 러브콜을 받고 있는 롯데가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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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