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결단' 울고 '맨발의 기봉이' 웃은 사연
OSEN 기자
발행 2006.05.04 09: 32

[OSEN=손남원 영화전문기자] 경마꾼들이 ‘운칠기삼’(행운 70%, 기술 30%)을 따진다지만 영화 흥행에도 ‘기칠운삼’의 법칙이 작용한다.
잘 만들어진 영화가 시기와 상대를 잘못 만나 그냥 묻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당장 올해 1,2월 두 달 동안 개봉한 영화들이 그렇다.‘왕의 남자’에 눌려서 힘 한번 못쓰고 주저앉았다.
신현준, 김수미 주연의 휴먼 드라마 ‘맨발의 기봉이’는 사정이 거꾸로다. 고래가 싸우는 바람에 새우 가격이 폭등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한국형 누아르 ‘사생결단’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3’가 정면 승부에 돌입하면서 상대적으로 전혀 다른 장르의 ‘맨발의 기봉이’는 틈새 시장을 독점하는 분위기다.
지난 달 27일 ‘사생결단’과 조승우-강혜정의 멜로 ‘도마뱀’과 함께 문을 연 ‘맨발의 기봉이’는 2위로 출발했다. 부산 마약세계를 리얼하게 그린 ‘사생결단’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는 바람에 선두와는 격차가 상당히 벌어졌다.
3일 톰 크루즈 주연의 흥행 보증수표 ‘미션 임파서블3’가 개봉했다. 이 영화, ‘전편만한 속편없다’는 영화계 격언을 완전히 뒤엎을 정도로 미끈하게 뽑혔다. 개봉 며칠전부터 각종 영화관련 사이트에서 예매율 1위를 달리며 파란을 예고했다.
그렇다면 ‘맨발의 기봉이’는 3위로 밀려야할텐데 오히려 독보적 2위 자리를 굳혔다. 왜? 액션 장르에서 '미션 임파서블3’와 부딪히는‘사생결단’이 블록버스터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
3일 오전까지 맥스무비, 인터파크, 티켓링크, 씨즐 등의 예매율(UIP 코리아 제공)을 영화별로 더해서 4로 나누면 ‘미션 임파서블3’ 56.82%, ‘맨발의 기봉이’ 8.48%, ‘사생결단’ 6.63%의 순서다. 지난 주말 개봉 스코어에서 '맨발의 기봉이'를 20% 이상 차이로 눌렸던 '사생결단'이 '미션 임파서블3'의 카운터블로우를 맞고 크게 휘청거리는 모습이다.
시기적으로도 5월은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로 이어지는 가족의 달이기 때문에 정신지체 40살 노총각과 팔순 노모의 아름다운 세상살이를 그린 ‘맨발의 기봉이’는 고정 관객을 유치하기 쉬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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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의 기봉이’(왼쪽)와 '사생결단'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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