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 본즈(42.샌프란시스코)는 의연했다. 역대 2위인 베이브 루스의 홈런 기록(714개)을 넘어서더라도 메이저리그 사무국 차원의 축하행사는 없다는 버드 셀릭 커미셔너의 시큰둥한 반응에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기자들에 대한 적대감만은 여전했다.
4일(한국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밀워키 원정경기를 앞둔 본즈는 "내가 실망할 이유가 뭐 있느냐"고 했다. "MLB가 특정 기록 경신에 대한 축하행사를 자주 열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반응이다.
그는 "감정이 상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며 "셀릭에게도 MLB에게도 공정하지 않은 일이다. (내가 언짢지 않느냐는 질문은) 내 따귀를 후려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기자들의 유도성 질문에 목청을 높였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는 "어쨌든 당신들을 존중한다. 나에 관한 나쁜 기사를 써댈 때도 당신들을 용서했다"며 "여러분들에게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라고도 덧붙였다.
본즈는 지난 봄 출판된 '그림자 게임'이란 책에서 최근 수 년간 의도적으로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궁지에 몰렸다. 지난 2004년 '발코파동'에 연루된 이후 2년 여째 계속되는 스테로이드 의혹에 그는 지친 듯했다.
당초 스테로이드 파동이 불거질 때만 해도 어정쩡한 입장을 취했던 사무국은 '강력한 도핑테스트 및 처벌'을 요구하는 의회와 미국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결국 '금지약물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 와중에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본즈는 대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도 오히려 속앓이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본즈의 '약물 기록'을 '예외 처리' 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자 결국 MLB는 최근 "본즈가 루스를 넘어서더라도 사무국 차원의 축하행사는 없다"고 밝혔다. 역대 1위도 아닌 2위 기록 경신을 위해 파티를 연 적이 없다는 게 셀릭의 항변이지만 굳이 논란거리를 스스로 제공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짙다.
스테로이드 파문으로 심신이 피곤한 본즈로선 사무국의 이런 반응이 오히려 반가울 수 있는 대목. 여론의 눈초리가 심상치 않은 상태에서 떠들썩한 축하행사를 갖기 보다는 조용히 넘어갔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한편 이날 타격 연습 도중 동료 선수의 배팅볼에 이마를 맞은 본즈는 정상적으로 경기에 출전했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현재 통산 712호를 마크하고 있는 본즈는 앞으로 홈런 2개만 추가하면 '원조 홈런왕' 루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선발 제이슨 슈미트의 9이닝 5피안타 완봉투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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