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환 감탄, "손시헌, 어떻게 그걸 잡지!"
OSEN 기자
발행 2006.05.04 19: 39

"기가 막힌단 말이에요. 어쩌면 공을 그리도 잘 잡아내는지."
KIA 서정환 감독은 혀를 내둘렀다. 수비에 관한 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손시헌(두산.26)을 두고 하는 소리다. 4일 잠실 두산전을 앞둔 3루측 덕아웃. 서 감독은 전날 있었던 손시헌의 수비를 회상하면서 "공을 묘하게도 잘 잡아낸다"고 감탄을 연발했다.
상황은 이랬다. 두산 이혜천과 KIA 강철민의 팽팽한 투수전이 벌어진 3일 잠실경기 5회초. 1사 뒤 KIA 김상훈이 볼넷을 골라 나가자 두산 내야진은 전진 수비를 펼쳤다. 발빠른 좌타자 이용규의 기습번트에 대비한 포진이었다. 내야 땅볼이 나오면 재빠르게 병살 플레이로 연결하려는 복안이었다.
그런데 볼카운트 2-2에서 이용규가 친 타구는 손시헌의 키를 넘기는 듯한 텍사스 안타성 타구. 평소 위치라면 무난히 잡을 수 있었지만 전진 수비를 펼친 탓에 아무리 수비의 귀재라 하더라도 손시헌이 잡기에는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손시헌은 무게 중심이 무너진 상태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좌익수쪽 역방향으로 상체를 쓰러뜨리며 공을 낚아챘다. 이 호수비 하나로 상황은 1사 1,2루가 아닌 2사1루로 바뀌었다. 이혜천이 8회까지 1피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서 감독은 당시 상황을 복기하면서 "참 묘하게도 공을 잡아낸다"고 연신 감탄했다. 서 감독이 손시헌의 기묘한 플레이에 놀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초 있었던 광주 두산전에선 더욱 놀랄만한 수비를 펼쳤다고 소개했다.
당시에도 타구는 손시헌의 머리 뒤를 넘어가는 안타성 타구였지만 그 때에는 공이 떨어지기 한참 전에 다이빙을 한 손시헌의 글러브에 공이 사뿐히 내려 앉았다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마치 공이 글러브를 찾아서 떨어진 것만 같았다고 했다.
손시헌은 많은 사람이 인정하는 국내 최고 유격수 중 하나다. 본인 스스로는 "(박)진만이 형이 훨씬 낫다"고 스스로를 낮추지만 적지 않은 관계자들은 그의 수비를 국내 최고 수준으로 인정한다.
서 감독도 그 중 하나다. 그는 "유격수 좌우로 흐르는 땅볼타구를 잡아내는 능력은 박진만 보다 뛰어나다. 체격이 다소 작지만 어깨가 강하므로 손시헌 쪽으로 가는 웬만한 타구는 대부분 아웃으로 연결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서 감독의 얘기를 전해 들은 손시헌은 "감독님이 그렇게 평가해주시니 힘이 난다.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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