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한국영화 점유율이 올해 처음 50%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달콤, 살벌한 연인’ 이외에 별다른 흥행작이 없었고, 외화는 ‘오만과 편견’ ‘빨간 모자의 진실’ ‘아이스에이지2’ 등 여러 작품이 고르게 선전했다.
5월 극장가는 할리우드 영화의 기세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지난달 27일 ‘사생결단’ ‘맨발의 기봉이’ ‘도마뱀’ 등 한국영화 기대작 3편이 동시 개봉으로 세몰이에 나섰지만 3일 개봉한 톰 크루즈의 블록버스터 ‘미션임파서블 3’에 꼬리를 내리는 분위기다. 18일에는 또 하나의 ‘톰’, 행크스가 ‘다빈치코드’를 들고 찾아온다.
당분간 국내 박스오피스는 톰 크루즈가 쥐락 펴락할 가능성이 크다. 하루 차이로 개봉한 차승원의 첫 멜로 ‘국경의 남쪽’마저 제작사 기대치를 밑도는 스코어를 냈기 때문. 지난해 별다른 위력을 못보였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올해는 시작부터 메가톤급 태풍을 들고온 셈이다.
추신: 영화 개봉일이 하루가 다르게 빨라지고 있다. 원래 토요일 개봉이 대세였던 것이 영화사들간의 경쟁으로 금, 목으로 당겨지더니 ‘미션임파서블3’는 아예 수요일로 못을 박았다.이대로 가다가는 ‘주말 영화’ 제목도 ‘주초 영화’로 바꿔야할 판이다. 무분별한 경쟁이야말로 제 살 깎아먹기인 것을...
강추 !!!
☛미션임파서블3
감 독 : J.J. 에브람스
주 연 : 톰 크루즈, 필립 세이모어 호프먼, 빙 레임스, 미셸 모나한
개 봉 : 5월3일
등 급 : 15세 이상 관람가
시 간 : 124 분
‘전편만한 속편 없다’는 영화계 속설은 버려라! ‘미션임파서블3’는 1, 2편을 통털어 가장 뛰어난 작품임을 자랑한다. 액션 철학의 거장 브라이언 드 팔마가 메가폰을 잡았던 1편(1996년), 액션 미학의 대가 오우삼이 하얀 비둘기를 날렸던 2편(2000년)에 이어 3편 감독은 TV 시리즈 ‘로스트’와 ‘앨리어스’로 재능을 인정받은 J.J 에브람스다.
재간꾼 에브람스는 브라운관을 떠나서 더 큰 기량을 선보였다. 톰 크루즈가 제작, 주연을 동시에 맡고 있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10년전 첫 선을 보인 이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간판으로 자리했다. 에브람스는 여기에 부담을 느끼기는 커녕 기존 블록버스터의 스케일과 액션을 한단계 뛰어넘는 연출로 할리우드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줄거리 전개 방식은 최근 국내 개봉된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식스틴 블록’과 비슷하다. 막이 오르자마자 특수공작원 이안 헌트(톰 크루즈)와 그의 아내 줄리아(미셸 모나한)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있다. 악당 오웬 데비언(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이 줄리아의 머리에 갖다댄 권총의 방아쇠를 ‘타앙~’ 당기는 순간, 영화는 모든 사건의 출발점이 될 헌트와 줄리아의 약혼식 장소로 돌아간다.
로마, 베를린, 상하이를 넘나들며 2000억 원 제작비를 들인 영화다.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의 두 눈과 머릿속 생각을 스크린에 찰싹 붙들어매는 대가로 절대 아깝지않은 금액이다. 헬리콥터를 부수고 3억 원짜리 람보르기니 스포츠카를 폭파시키는 물량 공세도 대단하지만 대역없이 100% 직접 스턴트를 소화한 크루즈의 연기력은 한 수위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우와~, 정말 재밌다" 감탄하고 극장문을 나설 때 뭘 봤는지 거의 까먹게되지만, 적어도 124분 상영시간은 완벽하게 책임지는 블록버스터의 전형이다.
비추 !!!
☛라이 위드 미
감 독 : 클레멘트 버고
주 연 : 로렌 리 스미스, 에릭 발포
개 봉 : 5월5일
등 급 : 18세 이상 관람가
시 간 : 92분
영화 내용이 부족하고 모잘라서 추천하지 않는 영화가 아니다. 단지 ‘엄청 야한 영화’를 보려고 ‘라이 위드 미’를 선택한다면 ‘비추’라는 얘기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돼 관객들로부터 절찬을 받은 작품이다. 남 녀 주연배우의 성기 노출과 과감한 섹스 신 등으로 포르노 논란까지 일으키며 전회 매진의 인기를 누렸다.
타마라 페이스 버거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세상과의 소통에서 단절됐던 젊은 남녀가 육체적 욕망을 통해서 결국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된다는 에로틱 버전의 성장 스토리다.
CF 감독 출신의 클레망 비고 감독은 몸짱, 얼짱 두 남녀의 나체(모자이크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나체)와 숨가쁜 섹스 신을 빠른 템포로 찍었다. 오럴 섹스 장면에서 데이비드(에릭 발포)의 성기가 그대로 드러나고, 레일라(로렌 리 스미스)도 데이비드와 사랑을 나눌 때 예사롭지않게 음부를 노출한다.
최근 개봉을 앞두고 1차 심의에서 재한상영가 판정을 받았고, 결국 100초 분량을 삭제한뒤 18세 관람가로 막을 올린다. 성기 노출 때문에 ‘제한상영가’ 논쟁에 휩싸였을뿐 포르노 영화처럼 노골적으로 성애만을 탐하지 않는다. 거꾸로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심사위원장을 수상한 이 영화는 잦은 핸드 헬드 촬영으로 레일라가 주변을 바라보는 시선과 내면의 방황을 묘사하는 관계로, 생각을 갖고 지켜볼 작품이다.
괜히 ‘야한 영화’만을 기대하고 티켓을 끊었다가는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에 당한 것처럼 화를 내기 십상이다. 오랜만에 괜찮은 ‘성장 영화’ 한편을 보고픈 관객들에게는 ‘강추’하고 싶다.
영화전문기자 mcgwir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