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연패. 통산 3승 6패. 어린이날만 맞으면 LG는 두산에 맥을 못췄다. 개막전과 포스트시즌을 제외하고 1년 중 가장 많은 관중이 모이는 어린이날만 되면 이상하게 경기가 꼬였다. 사랑하는 아버지, 남편, 아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가족들에게도 면목이 안 섰다.
하지만 2006년의 어린이날은 달랐다.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 어두웠고 5월의 푸르름 대신 먹구름이 가득했지만 경기를 마친 LG 선수단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LG가 지난 2003년 이후 3년만에 두산을 상대로 어린이날 승리를 거뒀다. LG는 5일 잠실에서 열린 '한 지붕 두 가족' 두산전에서 이병규의 솔로홈런, 마해영의 투런 홈런 등 타선이 폭발, 8-5로 승리했다. 이로써 LG는 지난달 30일 잠실 현대전부터 시작된 3연패(1무) 사슬을 끊는 데 성공했다.
방어율 1위(0.99) 리오스와 올 시즌 1이닝을 던진 게 전부인 서승화. 양팀 선발투수의 비중에서 LG는 두산에 한참 뒤졌다. 상대 선발의 이름값을 감안할 때 몇점이나 뽑을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동떨어졌다. '야구는 해봐야 아는 법'이란 격언은 이번에도 들어맞았다. 초반 속사포처럼 터진 타선의 힘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1회초 서승화가 몸에 맞는 볼과 연속 볼넷으로 무사 만루에 몰릴 때만 해도 경기는 LG측에 불리하게 전개됐다. 그러나 서승화가 홍성흔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만 허용했을 뿐 추가 실점 없이 수비를 끝내면서 대량 실점 위기에서 탈출했다.
강동우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한 2회에도 LG는 불안했다. 리오스의 존재로 볼 때 몇점이나 얻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나 2회말 공격이 시작되면서 LG는 곧바로 반격을 시작했다.
마해영 정의윤의 연속안타와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으로 만든 무사 2,3루. 박경수의 좌중간 적시타 때 두산 좌익수 이종욱의 릴레이 송구가 1루측 덕아웃쪽으로 빠지면서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아 2-2. 후속 조인성은 급격히 흔들리던 리오스로부터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 역전에 성공했다.
3회에는 장타쇼가 펼쳐졌다. 선두 이병규가 리오스의 125km짜리 한 가운데 체인지업을 걷어올려 우측 외야 스탠드 상단에 꽂히는 135m 대형 솔로포를 터뜨리자 무사 1루서 들어선 마해영은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115m짜리 투런홈런으로 화답했다.
초반에 큰 점수차로 끌려간 두산은 좀처럼 득점기회를 잡지 못했다. 2회부터 등판한 정재복을 공략하지 못해 중반까지 끌려갔다. 그러나 6회 정원석이 좌월 스리런홈런을 때려내면서 점수차는 눈 깜짝할 사이 1로 줄어들었다.
LG의 허약한 불펜을 감안할 때 승부를 알 수 없던 상황. 하지만 LG 계투진은 코칭스태프의 간절한 기원에 화답했다. 류택현 우규민 김민기가 줄줄이 투입돼 경기를 무사히 끝냈다. 7회 1사 1,2루에서 등판, 안경현을 삼진, 홍성흔을 2루땅볼로 처리한 우규민은 숨은 공신이었다.
결국 LG는 8회 권용관, 이병규의 적시타로 쐐기점을 뽑고 승리를 낙관할 수 있었다. 지난 개막 2연전서 1승1패를 기록한 LG는 이날 승리로 올 시즌 두산전 상대 전적 2승1패로 앞서 나갔다.
한편 문학에선 연장 11회 피커링의 끝내기 투런 홈런에 힘입은 SK가 롯데에 3-1로 승리했다. 한화는 광주에서 KIA를 5-4로 눌렀다. 한화 마무리 구대성은 1세이브를 추가, 8세이브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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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점 홈런을 날리고 들어오는 마해영./ 잠실=주지영 기자 jj0jj0@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