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은 떨렸지만 무조건 막아야 한다고 마음 먹었지요".
LG 우규민(21)에게선 열기가 느껴졌다. 안면에 땀이 흥건히 배어 있었고 흥분감이 여전한 듯 홍조도 가시지 않았다.
우규민은 5일 잠실 두산전 7회 1사 1,2루서 등판, 1⅔이닝을 퍼펙트로 틀어막았다. 아웃카운트 5개 중 3개를 삼진으로 처리했다.
당시 LG는 6-5로 쫓기고 있었다. 다음 타순은 두산의 주포인 안경현과 홍성흔. LG 4번째 투수로 부랴부랴 투입된 우규민은 '살떨리는' 순간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볼카운트 2-0에서 바깥쪽 슬라이더로 안경현을 헛스윙 삼진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후속 홍성흔은 2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이날 승부의 분수령을 넘었다.
8회에도 우규민은 2타자를 내리 삼진 처리하며 깔끔하게 이닝을 마감했다. 그리고는 9회부터 김민기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임무를 완수했다.
이로써 우규민은 올 시즌 12경기 13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었다. 1승에 방어율 '0'의 성적.
하지만 그는 지난달 28일 잠실 현대전을 앞두고 이순철 감독에게 혼쭐이 났다. 26일 있었던 대구 삼성전서 공 3개로 몸에 맞는 공 2개와 안타를 허용하며 맥없이 물러났기 때문. "이상하게 대구에만 가면 제구가 안 된다"는 게 그의 대답이지만 이 감독은 "자신 있게 던지지 못하고 우물쭈물한다"고 호통을 쳤다.
그래서일까. 우규민은 이후 달라졌다. 이날 두산전까지 4경기에 나서 1피안타 볼넷 2개만 허용하는 빼어나 피칭을 선보였다. "감독님의 질책 덕에 정신 무장이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우규민은 허약해진 LG 불펜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신인 김기표 마저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간 상황이라 그의 책임은 더욱 막중해졌다. 부담이 없지 않으련만 그는 개의치 않는다.
"팀이 원할 때면 언제든지 나설 각오가 돼 있다. 체력적인 부담은 전혀 없고 오로지 주어진 내 몫을 해내겠다는 각오"라고 그는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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