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 영화전문기자]‘뵨사마’ 이병헌이 지난 3일 일본 도쿄돔에서 4만2000명 팬 미팅을 개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인기 가수의 콘서트 현장도 아니고, 외국 영화배우의 팬 미팅에 이 정도 관중이 몰렸다니 한 일 양국에서 큰 화제거리다.
도쿄돔은 미국 뉴욕의 카네기홀 만큼이나 일본인들에게 커다란 의미를 가진 장소다. 야구의 본고장 미국보다 더 야구를 사랑하는 일본인들, 그중의 절반이 열렬한 성원을 보내는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구장이 바로 도쿄돔이다. 빌리기도 어렵고 그 자리에 서기는 더 어려운 도쿄돔의 팬 미팅 행사에 이처럼 엄청난 인파가 몰렸으니 일본 내 ‘한류’ 열풍을 자랑하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도대체 ‘한류’가 뭐길래?
한류 원조로 꼽히는 '욘사마' 배용준 역시 일본에서 갖가지 행사로 구름 관중을 모았다. 도쿄 시내 한복판에서 열린 그의 몸짱 사진전에 일본 아줌마(?) 행렬이 줄을 섰고, 행사를 주최한 관계자들은 짭잘한 재미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TV 드라마 '겨울연가' 단 한편으로 배용준은 일본에서 확실한 고정 팬을 확보한 것이다.
일본에 ‘욘사마’ 바람이 불면서 많은 한국 톱스타들이 열도로 건너갔다. ‘겨울연가’에 함께 출연했던 ‘지우 히메’ 최지우를 비롯해서 정우성, 전지현, 김재원, 강동원 등 숱한 한류 스타들이 쏟아졌다. 이들이 일본을 방문할 때마다 현지 매스미디어와 팬들의 환대가 국내 언론을 장식했고 아시아에 부는 한류 태풍의 생생한 현장으로 전파를 탔다.
배용준과 함께 한류 4대천왕으로 꼽히는 이병헌은 최근 적극적으로 일본 공략에 나섰고 그 결과 도쿄돔 4만2000명 팬미팅으로 세를 과시했다. 배용준에 못지않은 일본 내 그의 지명도를 알린 셈이다.
그렇다면 ‘욘사마’와 ‘뵨사마’ 둘 가운데 누가 더 일본 내 한류를 대표하는 스타일까?
이같은 질문에 선뜻 답을 내기 어려운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배용준은 ‘겨울 연가’ 한편으로 하루 아침에 일본 시장을 석권했지만 바통을 이어받을 히트작을 내지 못했다. ‘올인’ 등으로 주목받은 이병헌 역시 마찬가지다.
배용준은 에로틱 사극 ‘스캔들’과 멜로영화 ‘외출’, 이병헌은 정통 누아르 ‘달콤한 인생’으로 계속 일본 시장을 두드렸으나 큰 반향을 얻지못했다. 적어도 일본 박스오피스에서 톱을 장식한 작품은 단 한 개도 없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국내에서 이들의 인기가 빠른 속도로 식어가는 반면, 일본 팬들은 작품보다 인물에 집착하는 관계로 화제성 이벤트가 만발할 뿐이다.
그러나 이같은 거품 인기가 얼마동안 지속될지 여부에는 의문을 갖게된다. 배우는 화제와 이벤트로 승부하지않고 결국 자신이 출연한 작품으로 평가받기 때문. ‘욘사마’, ‘뵨사마’는 이번주 한국 박스오피스를 강타한 ‘미션 임파서블3’의 톰 크루즈가 영화에서 불태운 배우 근성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출연작의 흥행 열기만이 ‘한류’ 바람을 꾸준히 지속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할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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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준 주연의 ‘스캔들’(왼쪽)과 이병헌 주연의 ‘달콤한 인생’ 영화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