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의 첫 멜로영화라는 ‘국경의 남쪽’(안판석 감독, 싸이더스 FNH 제작)이 개봉 첫 주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어린이날이 포함된 황금연휴의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영화 배급사는 예상해 ‘국경의 남쪽’ 개봉을 1주일 앞당겼으나 오히려 악재가 됐다.
8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국경의 남쪽’은 5일부터 7일까지 점유율 5.3% 9만 6540명(누적 11만 9361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총제작비 70억원에 충무로에서 검증받은 티켓파워를 지닌 차승원의 최근 주연 작품치고는 궁색한 개봉 기록이다.
이 같이 저조한 흥행 실적은 우선 톰 크루즈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 3’와 맞붙은 결과다. ‘국경의 남쪽’의 마케팅 팀은 개봉 전 ‘미션 임파서블 3’와 붙어도 문제없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국경의 남쪽’의 배급을 맡은 CJ 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국경의 남쪽’ 개봉을 1주일 앞당기며 ‘미션 임파서블 3’와 겨뤄도 국내영화가 오히려 경쟁력이 있다고 호언했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미션 임파서블 3’의 돌풍이 의외로 거셌다. ‘미션 임파서블 3’는 지난 주 점유율 50%에 이르는 결과를 보이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총제작비 2000억원이 투입된 블록버스터의 힘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 결과다.
이러다 보니 나눠먹을 떡의 양은 한정돼있고 먹을 사람 수는 많지만 힘 있는 한사람만 독식하는 형국이 됐다. 지난 주말 관객들은 톰 크루즈에게 몰려버렸다.
게다가 2주전에 미리 개봉한 국내영화인 신현준의 ‘맨발의 기봉이’와 황정민-류승범의 ‘사생결단’이 2주 연속 선전함에 따라 ‘국경의 남쪽’이 비집고 들어갈 틈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리고 차승원이 TV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적극적인 홍보가 오히려 영화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이유도 제기됐다. 8주간 TV에 고정출연하면서 개그맨들과 함께 유머러스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 오히려 멜로 영화에 나쁜 결과를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차승원이 그간 16편의 영화에서 개인통산 2000만 명이 넘는 관객 기록을 가지고 있지만 영화와 CF에서 코믹연기로 성공을 거둬온 이미지를 멜로영화에 그대로 끌고 가지 못했다는 평가다. TV에서 보여준 코믹한 모습이 영화의 멜로 이미지와 매치가 되지 않아 영화를 보고난 팬들의 입소문을 타는데 실패했다.
여기에 드라마 PD 출신 감독의 데뷔작이라는 부담도 만만치 않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 개봉 후 일부 누리꾼들은 이 사실을 들어 “한편의 ’베스트 극장‘ 같은 드라마를 돈 주고 본 느낌”이라는 불만을 영화 관련 게시판에 올렸다. 한 마디로 영화 연출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개봉 첫 주 성적표를 가지고 영화 전반의 흥행부진을 예상하는 것은 성급할 수 있다. 의외로 ‘국경의 남쪽’이 가진 볼거리가 많기 때문에 탄력을 받아 상위권으로 진입할 가능성은 있다.
관객들이 차승원에게 기대하는 코믹 연기와 달리 ‘국경의 남쪽’에서는 눈물연기를 선보이는 ‘배우 차승원’을 새롭게 발견 할 수 있다. 또 차승원과 조이진이 보여주는 북한사투리 연기 노력은 스크린에 고스란히 베어있다.
그리고 영화에는 차승원이 남쪽으로 넘어오기까지 살았던 평양 풍경을 재현했다. 평양 개선문 광장에서 열리는 ‘4.15 태양절 경축 무도회’장면과 평양대극장에서 펼쳐지는 북한 혁명가극 공연 재현 등 노력이 보인다.
물론 ‘국경의 남쪽’이 뚫어야 할 난관은 존재한다. 오는 18일 톰 행크스의 ‘다빈치 코드’를 비롯해 ‘포세이돈’ ‘X맨 3’ 등 또 다른 할리우드 대작이 개봉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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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국경의 남쪽’ 시사회에 참석한 차승원이 인터뷰 도중 귓불을 만지고 있다./ 박영태 기자 ds3fa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