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 영화전문기자]류승완 감독이 액션과의 결별을 예고했다. 8일 자신의 새 영화 ‘짝패’ 시사회가 끝난 뒤 “내 생애에서 순수 액션 영화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찍었다”고 밝혔다.
그는 온 몸에 성한 구석 하나 없는 상태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왔다. 사진기자들이 영화에 함께 출연한 정두홍 무술감독과의 액션 포즈를 요구하자 “몸이 너무 아파서 힘들다”며 겨우 응했다. 5년 만에 주연과 감독을 겸해서 찍은 액션 누아르 ‘짝패’에서 그는 순도 100%의 직접 액션을 선보였다.
류승완과 액션은 뗄레야 뗄수 없는 관계다. 2000년 순제작비 6000만원을 들여 친구들과 함께 찍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한국 액션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한국판 쿠엔틴 타란티노의 등장이었다. 이후 충무로에 본격 데뷔했고 ‘다찌마와 리’ ‘피도 눈물도 없이’ ‘아라한 장풍 대작전’ ‘주먹이 운다’까지 한결같이 액션만 내놓았다. 그런 그가 왜 액션을 떠나려고 할까? 34살은 아직 액션 무대에서 은퇴하기에 이른 나이다.
“문제는 장르가 아니라 이제 어떤 얘기를 하고 싶냐, 어떤 배우를 쓰고 싶냐가 더 중요해졌다. 장르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고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류승완이 멜로영화를 만들면 이상할까”라는 것이 자신에게 던진 화두였다.
결국 류승완은 ‘짝패’ 한편으로 자신의 액션 필모그라피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이 영화에서 그는 제작, 감독, 배우, 감독 등 1인 4역을 했다. ‘액션에 대한 자신의 로망과 자의식’을 모두 집결해 ‘짝패’를 완성했고, “어려서 내가 느꼈던 액션 활극의 맛과 멋을 지금 못하면 평행 못할 것같았다. 살면서 후회할 짓은 하지말자고 다짐했다”고 털어놓았다.
“왕재 형 제낀 눔덜 잡아다 뼈다구까정 다 발러버릴류~”. 학창시절 친했던 동네 선배의 죽음 앞에서 앞뒤 안가리고 맹세를 날리는 유석환 역. 항상 욱하는 성격에 주먹부터 휘둘러 사건을 만드는 의리파로 출연한 그는 배우로서도 수준급 연기를 펼쳤다. 충청도 출신인 그답게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는 리얼했고, 쉬지않고 돌려차는 발차기 솜씨는 스턴트맨을 무색케 했다.
“찰영하다 많이 다쳤다”는 그는 “우리나라에 액션을 소화할 스타는 많았도 진정한 무술 배우는 없다”고 아쉬워했다. ‘진정 사랑할 때 떠나는 연인’처럼 잠시 액션과의 결별을 생각하는 그의 눈과 입에서는 여전히 ‘액션’과 ‘무술’의 진한 내음만이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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