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 영화전문기자]봉태규가 연기 파트너를 훈련시키는 방법은? 실제와 똑같은 상황으로 상대를 대하는 것이다.
10일 서울 롯데 에비뉴엘에서 열린 김태용 감독의 신작 ‘가족의 탄생’ 시사회. 서로 다른 배경 속에 자란 두 남녀가 양쪽 가족의 20여년 세월을 사랑으로 보여주는 이 영화에서 봉태규는 배다른 누나(공효진) 밑에서 자란 소심한 스무살 경석을 연기했다. 상대는 배다른 엄마(고두심)와 그녀보다 한참 어린 시누이(문소리), 두 여자를 엄마로 부르고 사는 바람둥이 채현 역의 정유미.
“헤프게 굴지말고 나한테 집중해줘”를 외치는 경석과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한결같이 잘하는 채현은 사사건건 대립하는 연인이다. 채현의 성장 과정을 모르는 경석은 누구에게나 정을 베푸는 채현을 이해못하고, 끝내 결별을 선언한다.
사랑이 어디 “끝내자”고 외쳐서 끝나지나. 경석은 자신의 말에 상처받고 고향 목포행 기차를 탄 채현을 쫓아간다. 기차안, 화가 안풀린 채현과 여전히 자신만을 사랑해달라는 경석은 화해의 실마리를 잡지못한다.
인터뷰에서 정유미는 “봉태규와 싸우고 헤어지는 씬을 찍기 며칠전부터 서먹서먹해지고 사이가 안좋았다. 그 전까지는 진짜 친하게 지냈다. 목포행 열차 안에서 다시 싸우는 촬영을 할 때까지는 말도 거의 안할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인터뷰 자리에서 촬영중에 벌어진 갖가지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는 하지만 이 정도 구체적으로 상대 배우와의 불화를 얘기하는 건 금기사항.
“정유미는 말을 너무 솔직하게 한다”는 사회자의 설명에 이어 봉태규가 마이크를 건네받았다. “정유미의 말은 통역이 필요하다”고 좌중을 웃긴 그는 “영화속 ‘채현’과 갈등을 빚고 싸워야하는데 둘이 사이가 너무 좋아 감정 조절이 필요했다. 의도적으로 싸우는 씬을 찍기 전에는 퉁명스럽게 대했고, 기차 씬까지 이런 감정 상태를 유지하느라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잠시 소원했던 두 사람의 관계는 싸우는 씬을 모두 끝내고 서울로 돌아오는 차편에서 금세 플어졌다. 제작진이 둘만을 옆에 앉히고 자리를 피해주는 센스를 발휘해준 덕분이다.
학원 코미디 ‘방과후 옥상’에서 생애 첫 단독 주연을 맡은 봉태규는 이제 상대 역의 호흡 조절까지 신경 쓸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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