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우니까 당장 쓸 수 있는 선수 아니면 묻지마세요".
10일 삼성전을 앞둔 잠실구장 LG 트윈스 감독실. 전날 올 시즌 첫 3연승을 거둬 기분이 좋은 이순철 LG 감독은 "나한테 더 이상 용병과 봉중근 얘기는 묻지 마세요"라며 기자들을 향해 손사래를 쳤다. 모처럼 3연승으로 기분은 좋지만 용병 이야기만 나오면 골치가 아프단다.
LG는 현재 올 시즌 용병으로 뽑은 2명의 외국인 투수들이 전력에서 빠져 있다. 마무리 투수로 데려온 우완 아이바(34)는 팔꿈치 통증으로 올 시즌 한 경기도 출장하지 못한 채 재활만 하고 있고 우완 선발 텔레마코(32)도 5게임에 등판해 1승 2패, 방어율 4.95를 마크한 뒤 어깨 통증을 호소, 역시 1군 엔트리서 제외돼 있다.
올 시즌 성적의 최대 변수였던 두 용병 투수가 전력에서 제외되면서 LG는 대체 용병을 구하기 위해 스카우트팀을 미국에 급파했다. 쓸 만한 대체 용병을 구하면 당장이라도 둘을 내보내겠다는 것이 이 감독과 LG 구단의 마음이다. 현재로서는 아이바는 부상 회복이 안돼 한 경기도 출장하지 못한 채 보따리를 쌀 가능성이 크고 텔레마코도 좀 더 지켜본다는 방침이지만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
용병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이 감독에게 최근 기자들로부터 집중적으로 질문을 받는 내용이 하나 더해졌다. 미국 신시내티 레즈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좌완 투수 봉중근(26)이 국내 복귀를 희망하며 LG에 입단할 것이 유력하다는 국내외 보도가 잇따르면서 이 감독에게 '봉중근을 어떻게 보느냐'는 물음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이 감독은 "봉중근은 올 시즌 뛸 수 있는 선수가 아니잖느냐. 나한테는 지금 당장 팀 전력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필요하다"면서 "나에게 중근이에 대해서 더 이상 묻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사실 봉중근은 올 시즌 LG가 1차지명한 뒤 입단 계약을 체결한다 해도 내년 시즌에나 등록이 가능한 상태로 올해 성적을 내야 하는 이 감독에게는 당장 도움이 되는 선수가 아니다.
하위권에서 탈출해 상위권 도약에 부심하고 있는 이순철 감독에게는 한마디로 당장 전력화할 수 있는 선수 이야기 아니면 논외인 것이다. LG 구단이 언제쯤 감독의 주름살을 펴게 할 '용병'을 구해올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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