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인들은 오는 18일 전 세계에서 동시 개봉 예정인 영화 ‘다빈치 코드’를 극장에서 볼 수 없게 될 전망이다. 가톨릭이 국교인 필리핀의 한 정부 고위관리자가 ‘다빈치 코드’ 상영금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필리핀의 정부 고위관리인 에드와르도 에미타 대통령 비서실장은 10일(현지시간) 현재 전 세계 가톨릭계의 반발을 사고 있는 영화 ‘다빈치 코드’가 가톨릭을 모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필리핀내 상영을 금지하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의 최측근인 에미타 비서실장은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나는 ‘다빈치 코드’가 상영되는 것을 허가하지 않도록 우리가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영화에 대한 거부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라고 밝힌 그는 “정부 검열관이 영화 ‘다빈치 코드’를 허가하기 전에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와 아이를 낳는다는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지시 하겠다”고 현지 취재진들에게 말했다. 그는 또 “영화 ‘다빈치 코드’는 이야기하지 말아야 할 내용을 담고 있다”고 영화를 비난했다.
에미타 비서실장은 역시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아로요 대통령은 영화 ‘다빈치 코드’ 문제와 관련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재 아로요 대통령은 나흘 일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중이다.
필리핀에서는 국민의 80%이상인 약 8500만 명이 로마 가톨릭 신자다. 가톨릭의 영향으로 필리핀은 세계에서 몰타공화국과 같이 이혼관련 법과 인공피임 장려가 없는 국가로도 유명하다.
로마 가톨릭의 대주교는 이번 주 필리핀의 검열관장에게 편지를 보내 ‘사람을 만드신 예수님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많은 사람들의 이름으로, 나는 영화 ‘다빈치 코드’가 필리핀에서 상영금지가 돼야 한다고 강력히 호소한다‘는 뜻을 전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필리핀 마닐라 남부지방인 리파 대주교 관할구역의 한 관계자는 “영화 ‘다빈치 코드’는 기독교에 대한 모욕이다. 정부 검열관이 1980년대 또 다른 영화 ‘예수의 마지막 유혹(The Last Temptation of Christ)’을 추방하던 때를 상기 시킨다”고 말했다. 필리핀 정부의 ‘다빈치 코드’ 상영금지 결정에 대해 찬성한다는 뜻이다.
필리핀 정부가 ‘다빈치 코드’ 상영금지를 확정하게 되면 가톨릭을 국교로 하고 있는 또 다른 많은 국가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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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빈치 코드’의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