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들이 뛰고 있다.
한화는 지난해 팀 도루 최하위를 기록했다. 모두 62개로 1위였던 LG(149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았다. 올해는 달라졌다. 벌써 21개나 훔쳤다. 겨우 25경기를 소화했을 뿐인데 지난해의 ⅓을 넘어섰다.
지난해 도루가 적었던 것은 발빠른 주자들이 없기 때문. 고작 고동진 김수연 정도였다. 두 자릿수 도루는 고동진(11개)이 유일했다. 사실상 방망이로 득점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김인식 감독이 도루 사인을 잘 내지 않은 탓도 있었다. 선수층이 얇아 선수들을 무리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칫 주전 선수들이 도루하다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득보다 실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지난해 자주 "왜, 난들 뛰게 하고 싶지 않겠느냐"며 아쉬워했다.
올해는 작심하고 뛰고 있다. LG(28개) 삼성(22개)에 이어 3번째로 많이 훔쳤다. 무엇보다 뛸 만한 선수들이 많아졌다. 기동력을 갖춘 루 클리어와 김민재가 가세했기 때문. 클리어는 지난해 LG 시절 19개, 김민재 SK에서 20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거북이집에 다람쥐가 이사오면서 달라진 것이다. 10일 현재 고동진이 도루 4개로 가장 많고 데이비스 김민재 클리어가 각각 3개씩 기록하고 있다.
탄탄한 한화 타선에 기동력까지 갖추면 무서움은 배가된다. 득점 루트가 다양해지고 발빠른 주자가 나가면 상대 배터리는 집중력이 산만해지고 타자와의 수싸움도 불리해진다. 굳이 도루를 하지 않더라도 또다른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시즌 단독 1위를 달리는 한화. 잘나가는 비결에는 뛰는 야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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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서 도루가 가장 많은 고동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