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른 비약일까. KIA가 17년만에 홈런왕 배출의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적어도 5월 11일 하루만 기준으로 삼는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이날 장성호는 문학 SK와의 경기에서 9회 우월 솔로아치를 그렸다. 시즌 6호. 당당히 SK 피커링과 함께 공동 1위에 올라섰다.
장성호의 옛 선배들은 대포군단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전신인 해태시절 80년대 홈런왕 타이틀을 밥먹듯 따냈다. '오리 궁둥이‘ 김성한(전 KIA 감독)이 3회, ’콧수염‘ 김봉연(극동대 교수)이 2회 홈런왕에 올랐다. 80년대 8개의 홈런왕 트로피 가운데 5개를 차지했다.
하지만 89년 김성한 전 감독(26개)이 가장 최근 홈런왕이다. 이후 16년동안 호랑이 홈런왕은 배출되지 않았다. 90년대 초반은 지금은 은퇴한 장종훈(빙그레-한화)이 주름잡았고 90년대 후반은 요미우리 이승엽이 삼성 시절 5번이나 타이틀을 거머쥐었했다.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역대 최다홈런은 샌더스가 99년 기록한 40개. 토종 선수로는 홍현우가 99년 터트린 34개다. 특히 2001년 이후 해태를 인수한 KIA는 소총타선으로 전락했다. 지난 5년동안 홈런 10걸에 든 KIA 타자는 단 3명에 불과하다. 그것도 2001년 7위 산토스(26개), 2003년 10위 홍세완(22), 2004년 10위 심재학(22개).
그렇다면 과연 장성호의 홈런왕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장성호의 개인 최다홈런은 24개(99년)에 불과(?)하다. 장성호의 주종목은 안타다. 안타를 치다보니 홈런이 나왔다. 그런데 올해는 안타 대비 홈런이 월등하다. 24안타 가운데 6방이 홈런이다.
맞히는 타격 재질은 국내 으뜸으로 평가받고 있다. 요즘은 힘도 부쩍 좋아졌다. 어느 해보다 홈런 생산량이 많아질 기본 조건은 갖췄다. 최근에는 부진을 딛고 타격감을 서서히 되찾아가고 있다. 5경기에서 16타수8안타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 중 3개가 홈런이다.
그래도‘홈런왕 장성호'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다. 과연 장성호가 'KIA 홈런왕'의 한을 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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