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잘하네요”.
KIA의 소방수 장문석에 대한 구단 관계자들의 재미있는 표현이다. 지난해 LG에서 트레이드된 장문석은 올 들어 굳건히 뒷문지기로 나서고 있다. 간혹 아슬아슬한 장면을 연출하지만 10경기에 출전, 8세이브 방어율 2.31를 기록하고 있다. 팀의 13승 가운데 8경기를 책임졌으니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하고 있다.
하지만 마운드에 오르면 상대를 압도하지 못해 벤치에선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것도 사실. 지난 12일 대구 삼성전에서 9-7로 앞선 9회말 등판했으나 곧바로 2안타를 맞고 역전위기까지 몰렸다. 다행히 병살타와 범타로 처리했지만 벤치는 노심초사했다.
하지만 장문석은 “KIA 창단 이후 가장 뛰어난 소방수”라는 평가를 듣는다. 풀타임 소방수 경험이 없는 만큼 시간이 지나면 위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담대하고 공격적인 피칭이 마무리로는 제격이다. 그래서 KIA의 묵은 한을 풀어줄 소방수로 꼽힌다.
KIA는 소방수에 대해 한(恨)이 서려있다. 2001년 창단 이후 KIA가 우승후보에 오르고도 번번히 낙마한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마무리의 부재로 큰 경기에 취약성을 드러냈고 포스트시즌 6연패의 수모를 당했다.
2002년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괴물루키 김진우를 플레이오프 소방수로 기용했으나 대실패를 경험했고 2003년 역시 두산에서 영입한 진필중이 부진을 거듭,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2004년에는 신용운을 새롭게 키워냈으나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난타당했다. 창단 첫 최하위를 기록한 2005년에는 소방수 부재로 수많은 역전패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수치를 살펴보더라도 한 시즌 20세이브 이상을 따낸 전문 소방수가 없었다. 2001년은 오봉옥(14세이브 3구원승), 2002년은 이강철(17세이브 5구원승)과 리오스(13세이브 6구원승), 2003년 진필중(19세이브), 2004년 신용운(11세이브), 2005년은 누가 소방수 인지도 구분이 안됐다. 리오스와 이강철이 나눠 맡은 2002년 소방수 성적이 가장 좋았다.
공교롭게도 KIA는 전신 해태를 포함해 98년말 최강 소방수 임창용을 삼성으로 트레이드 한 이후 우승을 못했다. 임창용의 공백은 마무리 부재로 나타났고 KIA가 아무리 애를 써도 뒷문을 확실하게 틀어막는 인물을 만들지 못했다. 가히 ‘임창용의 저주’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장문석은 지금같은 추세라면 KIA 창단 후 첫 20세이브 소방수를 넘어 30세이브까지 노려봄직하다. 서정환호가 가을에 큰 꿈을 꿀 수 있는 성적이다. 그렇게만 된다면야 KIA의 6년 묵은 ‘한’은 저절로 풀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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