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시리즈 시청률 ‘동반 침체’, 정치시즌이라서?
OSEN 기자
발행 2006.05.13 09: 57

KBS MBC SBS 등 지상파 TV가 주력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는 드라마들, 특히 밤 10시 대 월화, 수목 미니시리즈의 시청률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인기, 비인기 드라마를 떠나 미니시리즈 시간대의 전체 시청률이 5월 들어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다.
최근 3주간 지상파 TV의 시청률을 비교해 보면 5월 1일을 경계로 그 이전과 이후가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표 참조)
미니시리즈 시간 대 3개 지상파 방송의 시청률 합은 대개 일정치를 유지한다. 드라마를 내보내지 않고 있는 KBS 1TV의 시청률에 따라 약간의 변동은 있지만 그것도 2,3% 범위다. 일단, 최근 3주 사이 KBS 1TV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타사 드라마에 영향을 줄만큼 큰 변화를 보이지는 않았다.
4월까지만 해도 KBS2, MBC, SBS가 내보내는 3개 드라마 시청률의 합은 38% 수준을 유지했다. ‘봄의 왈츠’ ‘넌 어느 별에서 왔니’ ‘연애시대’의 월화드라마, ‘굿바이 솔로’ ‘닥터 깽’ ‘불량가족’의 수목드라마는 제각기 고정 시청층을 확보한 채 시청률 경쟁을 펼쳤다.
그런데 5월 1일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월화 드라마, 수목 드라마 가릴 것 없이 전체 시청률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5월 9일 3개 지상파 방송의 시청률 합은 30.3%였다. MBC가 새 월화드라마 ‘주몽’ 방송을 앞두고 대체 프로그램을 방송하긴 했지만 3개 방송을 합쳐도 잘나가는 1개 드라마의 시청률에 못 미쳤다. 한 드라마가 종영하면 다른 방송의 드라마로 시청자가 흡수되던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종영 드라마의 시청자는 어디론가로 사라져 버렸다.
지난 2일 MBC TV ‘넌 어느 별에서 왔니’는 마지막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15.4%를 기록했다. 16~18%를 오르내리던 평소 시청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월화드라마 최강자의 마지막 방송 치고는 기대 이하의 수치다.
지난 8, 9일 방송된 SBS TV ‘연애시대’도 14.6, 14.8%의 시청률에 머물렀다. 종전 월화드라마 맹주였던 ‘넌 어느 별에서 왔니’가 빠진, ‘무주공산’의 여건에서 15%를 넘기지 못했다는 것은 의외다.
지난 11일 방송된 MBC TV ‘닥터 깽’은 9.7%였다. 양동근 한가인 같은 특급 스타가 출연하고 이전 방송에서도 12% 내외의 시청률을 기록하던 ‘닥터 깽’이 한자릿수 시청률로 떨어졌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SBS TV ‘불량가족’이 마지막회를 방송한 때라는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한자릿수로 떨어질 상황은 아니다.
5월 이후의 미니시리즈 시간대 시청률 합은 33%내외로 뚝 떨어졌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TNS미디어코리아의 임정우 대리도 “전반적인 시청률 침체인지 일시적인 현상인지는 좀더 두고 봐야겠지만 5월 들어 전체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원인일까. TNS의 임정우 대리는 “계절적 요인, 시대적 요인이 시청률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드라마 교체기에도 그런 현상은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단지 계절적 요인이거나 드라마 교체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면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 원인이 제거되고 나면 원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시대적 변화, 생활의 변화, 시청자 취향의 변화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면 문제는 커진다. 드라마 제작 환경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계절적 요인과 드라마 교체기라는 요인은 있다. 5월 1일 노동절이 월요일이어서 많은 직장인들이 연휴와 함께 5월을 시작했다. 5월 5일 어린이날도 주말과 이어져 연휴가 가능했다. ‘계절의 여왕’ 5월에 맞는 연휴는 곧바로 가족 나들이로 연결된다. 즉 시청률에는 악재가 된다.
‘굿바이 솔로’와 ‘넌 어느 별에서 왔니’의 종영도 영향은 미쳤을 것이다. 고정 시청자가 유동층으로 변해 다른 드라마 시청층으로 흡수되지 않았을 수 있다.
좀더 다른 각도에서 시청률 하락을 분석할 수도 있다. ‘정치 시즌’이 돌아온 것이다. 5.31 지방선거가 바로 코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 열기가 예전 같지는 않지만 현실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멜로물 일색인 드라마는 관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TV 대체 매체의 등장도 짚어 볼 수 있다. 굳이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 모이지 않아도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 위성 DMB, 지상파 DMB는 공간의 제약을 해결했고 인터넷 ‘다시보기’는 시간의 제약을 풀었다.
드라마 제작자들이 가장 심각하게 생각해야 될 문제인 드라마 무관심 현상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케이블 TV, 위성 TV의 등장으로 채널 선택권이 넓어진 시청자들은 드라마에 집착하지 않고 제각기 취향에 따라 채널을 돌리고 있다.
전반적인 미니시리즈 시청률 하락이 어디에서 기인했는지는 좀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성급하게 ‘미니시리즈’ 위기론을 거론할 상황은 아니더라도 정확한 원인 분석과 파악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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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사들이 주력상품으로 내 놓고 있는 미니시리즈들이 총체적인 시청률 난국에 빠져 있다. 위에서부터 ‘봄의 왈츠’ ‘연애시대’ ‘닥터 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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