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승부차기 끝에 극적인 우승 'FA컵 입맞춤'
OSEN 기자
발행 2006.05.14 02: 51

리버풀이 또 해냈다. 1년여 만에 기적과 같은 역전 드라마를 다시 썼다.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AC 밀란(이탈리아)과의 결승전에서 3골차를 극복한 뒤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예르지 두덱의 신들린 듯한 선방으로 우승컵을 가져갔던 리버풀이 이번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축구 대회인 잉글랜드 FA(축구협회)컵 결승전에서 이와 유사한 상황을 재현하며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리버풀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125회 FA컵 결승 웨스트햄과의 경기에서 전.후반 공방전 끝에 3-3으로 비긴 뒤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호세 레이나가 3개의 슈팅을 막아내는 신기의 선방으로 3-1로 승리, 패권을 차지했다.
이로써 리버풀은 대회 통산 7번째 우승컵을 가져갔다. 지난 2001년 이후 5년 만의 우승.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탈락하고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를 3위로 마친 리버풀은 아울러 마지막 남은 FA컵에서 우승을 차지, 두 시즌 연속 타이틀을 따내며 시즌일정을 모두 마치게 됐다.
1년 전에 영웅으로 떠올랐던 두덱은 이날 벤치를 지켰지만 그의 빈자리는 레이나가 훌륭하게 메웠다. 두덱은 지난 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AC 밀란의 안드레아 피를로와 안드리 셰브첸코의 슈팅을 막아내 리버풀의 우승을 이끈 바 있다.
레이나는 전.후반 90분과 연장 전.후반 30분을 3-3으로 마친 뒤 가진 승부차기에서 골키퍼로 나서 웨스트햄의 보비 자모라, 폴 콘체스키, 안톤 퍼디난드의 슈팅을 선방, 3-1 승리를 이끌었다. 상대의 4차례 킥 중 3개를 막아내 두덱을 잇는 영웅으로 우뚝 섰다.
리버풀은 1년 전과 같이 이날도 죽다살아나 기적을 일궜다. 승부차기를 이끌어내기까지는 스티븐 제라드의 '마법'이 있기에 가능했다.
전반 21분 수비수 제이미 캐러거의 자책골로 끌려간 리버풀은 7분 뒤 딘 애쉬톤에게 추가골을 내줘 0-2로 점수를 더 내줬다.
하지만 리버풀은 전반 32분 사비 알론소의 롱패스를 받은 지브릴 시세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발리슛으로 만회골을 터뜨려 한 골차로 따라붙었다. 이어 주장 제라드는 후반 9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헤딩 패스가 이어지자 대포알같은 강슛으로 골망을 흔들어 팀에 동점을 안겼다.
제라드는 이어 후반 19분 콘체스키에 뼈아픈 골을 얻어맞아 2-3으로 뒤져 패색이 짙던 후반 46분 팀 동료가 떨어준 헤딩 패스를 이어받아 아크 정면 부근에서 빨래줄 같은 중거리슛을 쐈고 볼은 그대로 골망에 꽂혔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7만4000여 팬들의 환호성이 밀레니엄 스타디움을 뒤덮은 순간이었다.
동시에 1년 전 쓰여졌던 '각본없는 역전 드라마'가 팬들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을 법했다.
주장 제라드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때에도 0-3으로 뒤지던 상황에서도 추격의 불씨를 지피는 팀의 첫번 째 골을 넣는 등 '마법'과 같은 한 방을 여러 차례 펼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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