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진 경기를 이긴 팀과 다 이긴 경기를 어이 없이 내준 팀의 다음날 경기. 여러모로 전날 승리 분위기에 도취된 팀이 유리하기 마련이다. 특히 야간 경기 뒤 다음날 낮경기라면 경기는 한결 수월해진다. 여유를 찾은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14일 잠실 경기가 그랬다. 전날 짜릿한 9회 역전극을 펼친 SK가 두산을 또 누르고 2연패 뒤 2연승을 기록했다. SK는 이날 두산과의 일요일 낮경기에서 선발 김원형의 호투를 발판으로 5-1로 승리했다.
김원형의 노련한 투구에 두산 타자들이 말려들었다. 김원형은 직구 구속 133∼140km로 위압감을 주지 못했지만 두산 타선이 성급하게 덤빈 덕에 어렵지 않게 1승을 추가했다.
김원형은 전날 역전패를 만회하고자 성급하게 방망이를 휘두른 두산 타선을 상대로 5회 2사까지 14타자를 연속해서 잡아내는 퍼펙트 피칭을 펼치며 맹위를 떨쳤다. 이날 기록은 8이닝 5피안타 1실점. 지난달 27일 광주 KIA전 이후 17일만에 거둔 시즌 4승째(1패)다.
SK는 2회 안타 2개와 볼넷으로 만든 2사만루서 정근우가 두산 선발 박명환으로부터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선취득점했다. 4회에는 최경철의 좌전안타에 이은 김강민의 우측 2루타로 추가점을 얻어 2-0.
중반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1루를 밟지 못한 두산은 5회 2사 뒤 고영민이 중전안타를 때려내며 침묵에서 깨어났다. 6회에는 2사 뒤 강동우 이종욱이 연속안타, 최경환이 볼넷을 골라 잡은 2사 만루서 안경현이 유니폼 상의를 스치는 몸에 맞는 공으로 1점을 쫓아갔다.
한 방이면 경기가 뒤집어지는 상황. 그러나 계속된 2사 만루서 타석에 들어선 홍성흔이 그만 스탠딩 삼진으로 물러나 이날 유일한 대량득점 찬스를 날렸다. 고비를 넘긴 SK는 8회 밀어내기 볼넷과 2타점 적시타 등으로 3점을 추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승리로 SK는 지난 5일 문학 롯데전 이후 가진 8경기서 5승을 올렸다. 반면 두산은 올시즌 6번째 연패를 기록했다. 최근 9경기 7패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9일 사직 롯데전서 7이닝 동안 삼진 13개를 잡으며 올시즌 최고 피칭을 선보인 박명환은 4회 1사 주자 1루 상황서 김강민을 상대로 초구 볼을 던진 뒤 교체됐다. 박명환은 오른손 검지손가락의 굳은 살이 약간 벗겨져 공을 제대로 뿌리지 못했다.
한편 대구에선 1-1로 팽팽히 맞선 8회 장성호의 결승 2점홈런에 힘입은 KIA가 삼성을 3-1로 물리쳤다. KIA 선발 강철민은 7⅓이닝 5안타 1실점으로 3승째(1패)를 챙겼다. 역시 7⅓이닝을 던졌지만 장성호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한 배영수는 3번째 패배(1승)의 멍에를 썼다.
삼성 주포 양준혁은 이날 타점 추가에 실패해 장종훈(한화 2군 코치)의 통산 최다타점 기록(1145개)에 여전히 1개차를 유지했다.
김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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