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답답한 공격력에 울상인 팀이 하나 둘이 아니지만 두산은 그 정도가 심각하다. 리오스-랜들-박명환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1∼3 선발을 보유하고도 좀처럼 터지지 않은 타선 탓에 매 경기 진을 빼고 있다.
최근 9경기서 7패를 기록한 두산의 가장 큰 문제점은 결국 득점력이다. 15일 현재 28경기서 74점을 얻는 데 그쳐 이 부문 최하위다. 프로야구 8개 구단 중 유일한 2자릿수 득점에 머물러 있다. 경기당 평균으로 환산하면 2.6점. 투수진이 3점 이상을 내주면 사실상 이기기 어려운 셈이다.
득점력 빈곤의 가장 큰 요인은 결국 장타력 부재다. 유일한 한 자릿수(9개) 홈런팀인 두산은 장타율을 판가름하는 홈런과 2루타 부문에서 모두 최하위에 처져 있다. 팀타율(0.228)은 롯데(0.222)를 간신히 앞선 7위이지만 장타율은 3할에도 못미치는 2할9푼2리로 꼴찌다.
더 심각한 것은 장타율이 출루율보다도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8개 구단 중 장타율이 출루율에도 못미치는 팀은 두산 외에 삼성(출루율 0.343 장타율 0.339) 뿐이다. 출루율이 좋은 것도 아니다. 역시 3할에도 못미치는 기록(0.298)으로 이 부문 8위다.
원인은 타선 전체의 동반 추락에 있다. 안경현(출루율 0.362 장타율 0.423) 정도를 제외하면 강동우 손시헌 최경환 전상렬 문희성 고영민 나주환 임재철 등 주전 대부분의 장타율이 출루율 보다 낮다.
중심타선에서 큰 것을 때려줘야 할 선수가 사라진 탓에 나타나는 기현상이다. 김동주가 있어야 할 자리가 뻥 뚫려 있으니 전체적인 타선의 균형이 무너지고 말았다.
물론 장타율이란 용어는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 평균루타수(Slugging Average)를 지칭하는 용어가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을 거쳐 아주 애매한 장타율이라는 말로 잘못 자리잡았다. 타수당 루타수를 가리키는 지수라 비율의 개념이되 100%가 상한선이 아닌 수치로 1.000이 넘을 수도 있다. 팀 차원에서 따지면 3명 중 한 명이 단타를 치고 나가면 팀 장타율이 3할3푼3리가 되는 것이다.
어쨌든 두산은 공격력은 차치했을 때 실점(101)과 방어율(3.07, 이상 3위) 부문에선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실책(17개, 4위)도 많은 편은 아니다. 한 경기 5실점 이상을 허용한 경기는 11번에 불과하다. 중간계투진이 다소 불안하지만 마운드는 여전히 튼튼하다.
그러나 타선은 아직도 헤매고 있다. 올시즌 초반 공격력 약화가 예상되긴 했지만 이 정도로 심각할 것으로 전망한 사람은 드물다. 타선의 동반 침체에는 뚜렷한 처방도 없어 코칭스태프는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
두산은 오는 16∼19일 삼성과 대구 3연전을 치른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이후 첫 대구 원정이다. 한국에서 가장 타자들에게 유리하다는 대구에서 곰이 원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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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울한 두산 덕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