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요미우리 이승엽이 메이저리그행을 포기하고 팀에 남으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요미우리의 머리가 아플 것 같다. 퍼시픽리그 최강 1루수가 FA시장에 나오기 때문이다.
니혼햄의 1루수 오가사와라 미치히로(33)가 주인공. 좌타자인 오가사와라는 2004년까지 5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고 한 해 평균 30홈런을 치는 슬러거다. 지난해는 2할8푼2리로 주춤했으나 37홈런, 92타점을 기록했다. 올해는 3할5리, 4홈런, 21타점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일본 타자에게 보기 힘든 풀스윙이 트레이드 마크다.
오가사와라는 재일교포였으나 2003년 아테네올림픽 예선(삿포로)을 앞두고 일본인으로 귀화했다. 그때부터 단골 국가대표로 뽑히고 있고 지난 3월 WBC 1회 대회 우승의 주역이었다. 연봉도 일본 선수 중 2위인 3억8000만 엔(약 33억 원)을 받는다.
오가사와라는 지난 15일자로 FA자격을 취득했다. 일본 언론은 오가사와라가 시즌 후 FA 권리를 행사할 것으로 보고 센트럴리그 구단들의 영엽 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주니치스포츠는 요미우리와 주니치가 쟁탈전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오가사와라는 타격뿐만 아니라 1루 수비력도 정평이 나있다. 이런 특급 수가 시장에 나온 만큼 요미우리가 가만히 지켜보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얼마 전 스포츠닛폰의 보도에 따르면 와타나베 구단 회장이 이승엽의 메이저리그 유출을 강력 저지하라는 엄명을 프런트에 내려놓은 상태. 두 선수는 포지션이 겹친다. 두 선수를 다 잡으면 포지션 정리 등 골치 아픈 일이 발생한다.
만일 이승엽이 구단의 잔류 요청을 뿌리치고 메이저리그로 떠난다면 문제는 없다. 그렇다면 요미우리는 사활을 걸고 오가사와라를 잡을 것이다. 그러나 이승엽이 남는다 해도 요미우리가 거물급 오가사와라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타구단의 전력 상승을 막기 위해서라도 영입전에 뛰어들 수 있다.
과연 어떻게 될까. 올 시즌 후 이승엽과 오가사와라의 행보를 지켜보는 일도 재미있는 일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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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사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