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 드라마가 맥을 못추고 있다. 지상파 TV에서 방송되던 기존 멜로물은 물론, 새롭게 선보인 멜로물도 기대 이하의 흥행수치를 보이고 있다.
반면 고구려사를 조명한 MBC TV ‘주몽’은 15일 방송 첫회 16.3%의 시청률(이하 TNS미디어코리아 집계)을 기록,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드라마 중에서 첫 방송부터 이 정도의 호응을 얻은 경우가 거의 없다. 월드컵 시즌, 정치 시즌을 맞아 시청자들의 기호가 ‘현실 취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말들이 벌써 나오고 있다.
15일 방송된 SBS TV ‘연애시대’는 시청률이 13.5%였다. 결국 ‘연애시대’는 MBC TV ‘넌 어느 별에서 왔니’가 지난 2일 종영되고 15일 MBC TV ‘주몽’이 시작하기 전, 딱 1주 동안만 월화드라마의 맹주가 됐다.
‘연애시대’는 잘 만들어진 드라마다. 이혼한 부부 손예진과 감우성 사이를 오가는 까다로운 감정의 흐름이 섬세하면서도 세련되게 처리 돼 보는 사람들의 많은 공감을 사고 있다. 대사 하나하나에 군더더기가 없고 인과관계가 뚜렷해 구성에 빈틈이 없다. 또한 조연 배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는 감우성 손예진의 답답하도록 예민한 감정의 변화를 순화시켜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는 시청률에서는 썩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SBS가 기준 시청률로 삼는 서울 수도권만 비교해도 ‘주몽’이 벌써 앞질렀다. 잘 만들어진 멜로 드라마로 평가되고 있는 ‘연애시대’도 역사드라마 ‘주몽’의 한 방에 나가 떨어졌다.
지난 3일 시작한 KBS 2TV 수목드라마 ‘위대한 유산’도 시청자 눈길 끌기에 일단은 실패했다. 김재원 한지민을 앞세워 유치원으로 간 건달의 좌충우돌 ‘사랑 만들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10일 방송분이 6.6%, 11일 방송분이 6.1%를 기록했다.
결국 소재의 참신성에 초점이 맞춰진다. 올 봄 쏟아진 월화, 수목극은 대부분이 멜로 드라마였다. 정도의 차이, 접근방식의 차이는 있었지만 선남선녀 주인공의 짝짓기라는 멜로의 범주를 벗어난 드라마가 거의 없었다. 한꺼번에 쏟아진 멜로물에 시청자들이 질려 버린 형세다.
이런 상황에서 ‘주몽’의 등장은 일단 참신성에서 먹혔다고 볼 수 있다. 그 동안 신화, 설화 수준으로만 알고 있던 고구려를 다루고 있어 지적 호기심을 자극했을 수도 있다. 시기적으로도 독일 월드컵과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애국심과 현실 정치, 현실 생활에 대한 의식이 높아져 있는 시기다.
지상파 미니시리즈는 최근 또 물갈이 시즌을 맞고 있다. 17일 SBS TV 새 수목극 ‘스마일 어게인’이 시작하고 22일에는 KBS 2TV ‘미스터 굿바이’가 첫 선을 보인다. 이들 드라마의 성향과 성적표를 보면 시청자들의 취향변화를 더욱 뚜렷이 알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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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TV ‘주몽’ 출연진(위)과 SBS ‘연애시대’ 출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