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가 심상치 않다.
16일(한국시간) 현재 승률 4할5리(15승22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5위에 처져 있는 컵스는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낙관하지 못한다.
주포 데릭 리가 부상으로 사실상 전반기를 마감한 데다 그렉 매덕스와 카를로스 삼브라노를 제외하면 선발진도 보잘 것 없어 성적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컵스는 팀방어율(4.83) 리그 13위, 득점(139) 최하위로 팀전력을 평가하는 양대 수치에서 바닥을 헤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더스티 베이커 감독에게 불똥이 튀기고 있다.
지난 2002년 11월 4년 1400만 달러의 조건으로 컵스 지휘봉을 잡은 베이커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계약이 끝난다. 컵스는 재계약 의사를 확실히 밝히지 않은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시카고 지역 언론은 연일 "베이커를 당장 해고하라"며 성화다. 그가 감독을 맡은 뒤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물론 앞으로의 전망도 뻔하다는 냉정한 평가다.
구체적인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 시카고 선타임스 >의 칼럼니스트 제이 매리오티는 "지금 방송 해설자로 변신한 루 피넬라야 말로 아지 기옌의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맞설 유일한 대안"이라며 목청을 높인다.
지난 1993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감독 경력을 시작한 뒤 NL 최고 명장 중 하나로 발돋움한 베이커는 그러나 컵스에선 체면을 구기고 말았다. 감독 부임 첫 해인 2003년 지구우승을 차지하면서 '역시'라는 찬사를 받은 것도 잠시. 이후 추락을 거듭했다.
2004년 승률 5할4푼9리로 지구 3위에 그친 뒤 지난해에는 4할8푼4리로 4위로 곤두박질쳤다. 그리고 올해에는 이보다 더 악화된 성적으로 희망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베이커는 가능성 있는 유망주보다 '검증된' 노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잠재력 있는 신인이 초반에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 다시는 기회를 주지 않은 스타일로 정평이 나 있다.
문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마법'을 부린 그의 이런 방식이 컵스에선 영 통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여기에 젊은 투수들을 혹사하면서 케리 우드와 마크 프라이어라는 '원투펀치'를 부상병동에 가둬두는 결과를 초래했다. 올 시즌 '회춘'한 매덕스가 화제를 뿌리고 있지만 그를 제외하면 3승을 거둔 투수가 전무하다. 최근 13경기에선 무려 12패를 당하면서 고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일각에선 "베이커에게 재계약을 제시해 한 번 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목소리는 소수에 그치고 있다. 수많은 팬들은 연일 "베이커를 자르라"며 아우성이다.
한때 메이저리그 최고 명장 중 하나로 평가받았던 베이커의 운명은 풍전등화다. 그의 명성이 이대로 가라 앉을지, 기적적으로 재기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제국이 빅리그로 승격하면서 컵스는 한국팬들에게도 예의 주시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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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티 베이커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