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 영화전문기자] 청순한 사진관 여주인에서 불량 고교생을 '쓰~읍' 숨 소리 한번으로 제압하는 노처녀 학생주임까지, 김효진의 연기 변신이 숨 돌릴 틈없이 빠르다.
코미디 영화 '생, 날선생'(김동욱 감독, 필름지 제작)에서 김효진은 확실히 망가졌다. 상대역의 날라리 교사 박건형을 연쇄적으로 강타하다 결국 낚아채는 노처녀를 제대로 연기했다. 16일 언론시사회가 끝난 뒤의 기자회견에서 그는 "이번 영화에서 내가 망가졌다고들 하는데 별로 민망하지 않았다"며 "역할이 뚜렷하고 재미있는 설정이어서 오히려 즐겁게 연기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음악교사이자 2학년 학생주임인 윤소주(김효진)는 왈가닥이고 거칠어보여도 속마음은 말랑 말랑 호빵같고 정많은 인물. 로또에 당첨돼 부자가 된 전직 교장 출신 할아버지의 협박(?)으로 교사가 된 우주호(박건형)를 만나서 점차 자기 안에 있는 여성을 일깨우고 사랑에 빠진다.
흔한 로맨틱 코미디 설정에다 관객들의 웃음을 유도하기 위한 슬랩스틱이 과도하게 들어갔다. 코미디 영화임에도 영화 중반까지 객석에서 실소만이 간간히 튀어나오는 이유다. 후반으로 치달으면서 영화가 조금씩 힘을 받게된 가장 큰 힘은 김효진의 예쁘게 망가지는 매력 덕분이다.
영화속에서 "다리가 길고 머리도 좀 긴데"라며 롱다리를 자랑했던 박건형은 "좋은 신체를 주신 부모님께 감사한다"고 인사말을 했다. 전작 '댄서의 순정'에서 춤 솜씨 이외에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선보였던 그는 이번 코미디에서 매력이 철철 넘쳐흐르는 바람둥이를 연기하느라 다소 힘이 부치는 모습이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스크린에는 짧은 에피소드 한편이 상영된다. 고교생 박건형이 여자 불량배 3명에게 '삥'을 뜯기는 현장이다. 이 때 껌 씹고 침도 뱉는 백마 탄 여자 두목이 나타나는데 바로 김효진이다. 본 영화보다 차라리 더 재미있다.
mcgwir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