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가 생기더라고”.
예상을 뒤엎고 선두를 질주하는 현대호의 사령탑 김재박 감독(52)이 잘나가는 비결을 털어놓았다. 김 감독은 16일 KIA와의 광주경기를 앞두고 이른바 ‘오기론’으로 팀 성적을 분석했다. 다들 현대를 얕봐서 부아가 치밀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WBC를 마치고 돌아와보니 다들 우리 팀을 하위권으로 분류했다. 그런 소리를 듣다보니 슬그머니 오기가 생겼다"며 "그래서 선수들을 불러놓고 절대 개인 플레이는 좌시하지 않겠다. 팀을 위한 플레이를 해야 된다고 강력하게 주문했다”고 말했다.
김감독은 승부욕 강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한번 마음 먹은 것은 반드시 이뤄야 직성이 풀린다. 어차피 지난해 7위로 추락했으니 올해는 성적을 끌어올려야 되는 처지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스타 플레이어가 적은 만큼 팀 플레이로 승부를 걸어야 된다고 보고 강력한 의지를 선수들에게 보인 것이다.
선수들은 예년과는 다른 김재박 감독의 얼굴에서 의지를 읽고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 이는 11년동안 '장기 집권'하고 있는 김재박 감독만의 장점이기도 하다. ‘김재박 야구’에 길들여진 선수들이 감독의 얼굴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수 있다. 이것이 선수단을 쉽게 장악하고 통솔하는 카리스마다.
사실 팀 플레이는 '김재박 야구’의 요체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번트와 치고달리기 등 작전 수행 능력을 중시한다. 선수들은 경기 상황에 따라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득점력을 최대치로 높인다.
김 감독은 조그만 플레이에서 1승이 생기고 연승으로 이어진다고 굳게 믿고 있다. 실제로 한국시리즈 4회 우승의 결과로 나타났고 김 감독이 명장 소리를 듣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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