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는 것 아닌가. 그러나 가급적이면 남고 싶다”.
김재박(52) 현대 감독이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입을 열었다. 올 시즌 현대와 계약이 끝나는 김 감독의 거취는 벌써부터 프로야구계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 창단 감독으로 지난 10년동안 4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낸 만큼 주위에선 올 시즌 후 현대와 '아름다운 결별'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도 사실. 그런 김 감독이 지난 16일 광주 KIA전에 앞서 자신의 속내를 슬쩍 내비쳤다.
김 감독은 올 시즌 후 거취에 대해 “솔직히 아무도 모르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현대에 남을 수도 있고 다른 팀으로 갈 수도 있다는 미묘한 발언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곧바로 “지금 거취를 물어보면 팀에 계속 있고 싶다고 말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이것이 공식적인 답변”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 감독은 “오랫동안 한 팀을 맡았으니 한 번쯤 다른 팀을 맡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벌써부터 나의 거취와 관련해 여러 말들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단 남고 싶은 게 우선이다”며 “주위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그 자체로 재미있는 일이 아니냐”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경기 후 기자들과 자리를 함께 한 김 감독은 또다시 거취에 관련해 언급을 했다. 김 감독은 가장 먼저 20승을 따낸 해(98년 2000년 2001년 2004년)에 모두 우승했다는 말을 듣고 “너무 부담주지 마라”며 기분좋게 손사래를 쳤다.
그런 뒤 곧바로 “우리 팀이 이렇게 잘할 줄은 몰랐다. 원래 올해는 일단 4강을 목표로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면서 팀 전력을 끌어올린 뒤 내년 시즌에 승부를 걸려고 했다”고 말한 것. 이 말은 당초부터 올해 계약이 끝나더라도 현대에 남을 것이라는 예상을 쉽게 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김 감독의 주가는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다. 모두 최하위로 꼽았던 팀을 강팀으로 변모시켜 선두를 무한질주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몇몇 팀이 김재박 감독을 미래의 사령탑으로 점찍고 은밀히 움직이고 있다는 설도 파다했다. 올해 현재의 감독과 계약이 만료되는 팀은 현대를 비롯해 LG SK 한화 등 모두 4팀이다.
김재박 감독의 거취 문제는 지난 2000시즌을 마치고 해태에서 삼성 사령탑으로 옮긴 김응룡 삼성 사장 이후 프로야구 최대의 메가톤급 관심사다. 특히 잔류하든 아니면 다른 팀을 선택하든 김 감독은 역대 최고대우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김응룡 사장과 뒤를 이은 선동렬 감독처럼 5년 계약은 기본이 될 듯. 아울러 이들을 상회하는 높은 계약금과 연봉도 주어질 전망이다. 선동렬 감독은 계약금 10억 원과 연봉 2억 원에 5년 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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