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와 에너지에는 각각 독특한 소리가 있다. 나는 그 소리의 메세지를 전달하는 사람이고 평생 그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사람의 목소리 다음으로 오래된 악기가 타악기라고 했던가. 평생을 두들림(두드려 들리는 울림소리)의 미학에 빠져 살아가고 있는 뮤지션이 있다.
90년대 최고의 록그룹 백두산의 드러머 출신 최소리. 약 3년동안 백두산의 드러머로 활동하며 남 부럽지 않은 부와 명예를 누렸으나 자신만의 소리를 찾고자 그룹에서 탈퇴, 1997년 본격적인 소리연구를 시작했다.
최소리가 타악기의 매력에 빠진 것은 초등학교 시절 도시락 뚜껑과 책상을 두드리면서 부터다. 어렸을때부터 눈에 보이는 물건은 무조건 두드려 소리를 들어야만 직성이 풀렸던 그는 소리에 대한 탐구로 인해 현재 소음성 신경성 난청질환을 앓고 있다.
10년 가까운 세월동안 7장의 앨범과 열정적인 공연을 통해 전 세계에 수많은 '소리 마니아'를 형성하고 있는 최소리. 최근 2006 독일 월드컵 응원가를 표방한 앨범 '아리랑 파티'를 발표하고 기존의 것과 조금 다른 음악세계를 대중에게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7집 앨범 '아리랑 파티'는 기존 나의 음악세계를 바탕으로 많은 대중이 함께 호흡은 물론 세계 무대 진출을 목표로 만든 앨범이다. 민요 '아리랑'의 기본 멜로디에 전자악기와 국악기의 조화가 환상적으로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하는 작품이다. 이번 앨범은 많은 시도로 새로운 느낌을 주지만 기본적인 틀은 변함이 없어 최소리의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소리금, 도자기 북, 태평소, 해금, 일렉스릭 전자음으로 구성된 '아리랑 파티'는 오리지날 버전과 유로버젼, 월드컵송 버젼, 오케스트라 버젼, 클럽 리믹스 버젼 등 다양한 장르로 편곡되어 눈길을 끈다. 월드컵 응원가 외에도 동양의 기운과 정신을 표현한 '기', 격식없이 노니는 신선들의 놀이터라는 뜻의 '격외선당'을 비롯해 '번민' '히로시마의 기억' 등 최소리의 기존 음악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동서양을 넘나드는 최소리의 음악에는 온 몸에 전율이 흐를 정도로 혼이 담겨 있다. 직접 종이로 제작한 북과 전자기타의 강렬하면서도 나직한 음, 애절한 음색으로 구슬프게 창을 하는 여인의 음성은 마치 끝없이 얽히고 섥혀있던 한들이 실타레 풀어지듯 녹아내리는 느낌을 준다. 이런 소리가 탄생하기까지 최소리는 산 속에서 움막을 짓고 뭐든 닥치는대로 두들기며 5년의 세월을 보냈다.
"내가 산에서 생활했다고 도인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는 단지 산이 좋고 자연의 소리를 마음껏 느낄 수 있어 산으로 간 것이다. 5년간 자연에 숨어있는 소리를 찾아내고 많은 악기들을 내 손으로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필요하다면 언제든 다시 산에 들어가 자연과 작업하고 싶다".
최소리는 음악적인 열정만큼이나 자존심과 고집이 세기로 유명한 뮤지션이다. 특히 2005년 처음 시도된 후불 공연은 자신은 물론이요 함께 음악작업을 하는 사람들과 음악팬들에게도 파격적인 시도였다. 결국 공연에 약 1억원이 넘는 경비가 투입됐으나 그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익금으로 적자 공연을 맞고 말았다. 그러나 최소리는 충격 발언으로 또 한번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 후불공연은 2002년 한국 공연에서 팬들과 약속을 이행한 것 뿐이다. 돈을 벌고자 목적으로 준비한 공연이 아니기에 많은 사람들과 음악을 나눴다는 것에 만족한다. 그리고 이번 후불 공연을 계기로 앞으로 국내 단독공연에 한해 후불공연을 이어가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최소리의 음악적 자존심은 이처럼 어느 누구도 막지 못할 만큼 강하고 견고하다. 그렇다고 물질에 대한 욕심이나 목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의 후불공연에는 이유가 있고 나름대로 큰 뜻이 담겨 있다고.
"우리나라에는 음악을 공부하고 싶으나 환경적인 이유로 시도조차 해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을 위해 많은 것을 시도하려 한다. 그 첫 번째가 후불공연이다. 일본 호주 유럽 몽골 인도 등 외국 공연을 통해 발생한 수익금을 우리나라에서 후불공연으로 되돌려 주려는 것이다. 되도록 많은 음악을 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학교도 설립하고 싶다. 예술인 양성이 아니라 자유롭게 음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어서이다".
7집 앨범 '아리랑 파티'도 그 시도 중 하나이다. 최소리는 이제 대중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자신의 소리를 알리며 음악적인 목표도 하나씩 실천해 나가고자 한다.
"이번 앨범 '아리랑 파티'는 월드컵 승리 염원과 함께 월드컵에 출전하진 못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한 숨은 선수들에게 힘을 주고자 만든 앨범이다. 월드컵의 주인공은 따로 없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주인공이고 태극전사라는 뜻으로 만들었고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월드컵 이후에는 공연으로 대중과 호흡할 기회를 자주 갖을 예정이다. 나의 소리가 음악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길 바란다".
ehssoato@osen.co.kr
이름 : 최소리
출생지 : 전라북도 순창
취미 : 각종 악기 연주, 명상, 글쓰기
특기 : 그림, 도자기 제작, 창작악기 제작
경력 : 1991~1993년 락그룹 '백두산' 드럼, 소리 연구소 대표, 2004년 SBS 드라마 '장길산' 음악감독
솔로데뷔 : 1997년 1집 앨범 '두들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