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200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전북은 17일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중국 다롄 스더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21분 김형범의 동점골과 후반 36분 왕정현의 결승골, 후반 42분 김형범의 쐐기골로 3-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4승1무1패, 승점 13이 된 전북은 4승2패, 승점 12의 다롄 스더를 제치고 E조 1위를 차지, 8강 진출권을 따냈다. 이로써 한국에서는 일본 J2리그 도쿄 베르디 1969에 2연승을 거두고 일찌감치 F조 1위를 차지했던 울산 현대에 이어 '현대가(家)' 두 팀이 모두 8강에 올랐다.
비겨도 8강 진출의 꿈을 접어야 하는 상황에서 전북은 시종일관 중앙 공격만을 고집하며 스스로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전북은 전반 40분에 왕정현의 패스를 받은 염기훈이 골키퍼가 반대편에 있어 골문이 빈 사이 오른발 슈팅을 쐈지만 크로스바까지 맞으며 불길한 기운까지 감지됐다.
이런 불길한 기운은 후반 12분 현실이 됐다. 조란 얀코비치의 공간 침투 패스로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주지에가 전북의 골문을 활짝 연 것. 비기기만 해도 8강을 결정짓는 상황에서 선제골을 저우지에는 8강 진출을 직감한 듯 미국 월드컵 당시 베베투가 보여줬던 아기 얼르기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하지만 전북은 불과 9분 뒤 저우지에의 골 세리머니가 '너무 일찍 터뜨린 샴페인'임을 증명했다. 이날 경기의 영웅인 김형범이 상대 미드필드 중앙에서 때린 캐넌 슈팅이 그대로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간 것.
이후 10여 분동안 일방적인 공세를 펼치다가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던 전북은 후반 36분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올라온 전광환의 크로스를 왕정현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잡아 수비를 등지고 터닝 슈팅, 승부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순식간에 8강 티켓을 내주게 된 다롄 스더는 총공세를 펼쳤지만 발목 부상을 당해 교체 아웃된 얀코비치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고 오히려 전북은 이 틈을 타 후반 42분 김형범의 왼발 슈팅으로 다롄 스더의 골문을 다시 흔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 내내 이어지던 다롄 스더 서포터스의 '짜유(加油, 힘내라, 파이팅)!' 외침이 멈추는 순간이었다.
한편 전북과 비겨 이미 8강 진출이 무산된 일본의 감바 오사카는 베트남 다낭 시티를 상대로 5-1 대승을 거두며 3승 1무 2패, 승점 10으로 AFC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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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정현=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