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에 ‘삼순이 열풍’을 몰고 온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연출을 맡았던 김윤철 PD가 영화감독으로 데뷔한다. 또 한명의 스타PD가 스크린으로 분야를 넓히려 준비 중이다.
김윤철 감독은 18일 영화제작사 와인웍스와 함께 로맨틱 코미디 영화 ‘안녕 아니야’(가제)를 제작하기로 계약했다.
‘안녕 아니야’는 다중인격을 가진 여자가 서른이 되도록 변변한 사랑한 번 못해본 남자와 벌이는 해프닝을 코믹스럽게 그린다.
김 감독은 ‘내 이름은 김삼순’이후 영화계에서 무수히 많은 러브 콜을 받던 중 ‘삼순이’와 비슷한 설정의 코미디 물과 독특한 설정에 끌려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TV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내 이름은 김삼순’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영화계에서는 김 감독의 영화 데뷔를 불안하게 바라보는 눈치다.
‘짝’ ‘장미와 콩나물’등 화제의 드라마를 연출해온 MBC 출신 안판석 PD가 최근 감독을 맡은 차승원 주연의 영화 ‘국경의 남쪽’이 흥행참패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비록 영화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해 피해를 봤다고 하지만 ‘국경의 남쪽’은 TV와 영화에는 분명한 연출력의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
‘국경의 남쪽’이 개봉한 직후 인터넷에는 영화를 관람한 많은 누리꾼들이 ‘한 편의 베스트 극장을 본 것 같다’는 덧글을 달며 PD 출신 감독의 연출력을 문제 삼았다. 그 만큼 TV와 영화의 차이가 명백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킨 조언이다.
그동안 국내 방송국의 인기를 얻은 PD들의 영화 진출은 드물었다. 그러나 안방극장에서의 호평과는 달리 스크린에서는 번번이 혹평에 시달려야 했다. 이진석 PD의 ‘체인지’, 황인뢰 PD의 ‘꽃을 든 남자’, 이장수 PD의 ‘러브’등 대부분의 PD 출신 감독들의 영화들은 기대보다 낮은 흥행성적을 거뒀다.
그나마 드라마 ‘해피투게더’ ‘피아노’를 연출했던 오종록 PD의 2003년 영화 ‘첫사랑 궐기대회’가 300만 가까운 관객으로 PD 출신 감독의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안판석 감독은 ‘국경의 남쪽’ 개봉 전 일종의 PD 출신 감독들의 징크스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냈었다. PD 출신 감독들이 스크린에서 흥행실패하는 이유에 대해 안 감독은 영화에 데뷔한 PD 선배로부터 조언을 얻었다고 자세한 내용까지 설명하며 부담감을 드러냈지만 결국 그 부담감을 넘지 못하고 주저앉고 말았다. 또 한 번 징크스를 재확인 시켜준 셈이다.
그러나 많은 영화팬들은 기다리고 있다. 7000원이라는 돈을 주고 2시간이란 시간을 내서 관람하는 노력에 대한 대가가 충분하다면 PD 출신 감독의 영화작품도 거부감 없다는 마음가짐이다.
지난해 50% 넘는 시청률로 안방극장 팬을 울고 웃겼던 김윤철 PD가 스크린에서 ‘안녕 아니야’로 PD 출신 감독들의 징크스 아닌 징크스를 확실하게 끊어주기를 많은 영화관계자들과 팬들, 그리고 스크린 진출을 꾀하는 많은 PD들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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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홍보 사진(MBC 제공)과 드라마를 연출한 김윤철 PD(작은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