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영준 특파원] 공교롭게도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 나갔던 투수들 대부분이 죽을 쓰고 있어 난리다. 그래선지 WBC 기세를 시즌까지 이어가고 있는 박찬호(33·샌디에이고)는 예외적인 존재로 비치고 있다.
애리조나 지역지 역시 신기했던지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7이닝 1자책점 8탈삼진으로 역투한 박찬호와의 인터뷰를 실었다.
여기서 박찬호는 "일찍 훈련을 시작했다. 지난해 11월부터 훈련에 돌입해 1월 초에 이미 불펜 투구 준비를 갖췄다. 예전에는 부상 우려 때문에 안 했는데 (막상 해보니) 일찍 훈련을 시작한 게 이처럼 도움이 될 줄 몰랐다"라고 비결을 밝혔다.
초반 오버 페이스의 위험도 있었으나 실보다 득이 많았음을 최근 성적(2승 1패 평균자책점 3.27)이 입증한다. 여기다 박찬호는 들입다 훈련만 많이 한 게 아니라 치밀하게 계산했다. 그 증거가 지난 3월 초의 애리조나주 피닉스 WBC 대표팀 훈련 때 인터뷰에 나와 있다.
당시 박찬호는 3월 9일 캔자스시티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 2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두들겨 맞았다. 원래 3이닝을 던지기로 돼 있었지만 2회까지 투구수가 40개에 이른 탓에 조기 교체됐다. 그러나 경기 후 만난 박찬호는 태연했다. 그는 "캔자스시티보다 내 페이스 조절을 중요시했다. 그러나 투구수가 많아 목표했던 3이닝을 못 던져 아쉽다. 대신 (강판 뒤) 불펜에 가서 더 던졌다"고 말했다.
굳이 불펜까지 가서 목표로 삼았던 50구를 마저 채운 데서 그의 치밀함과 집요함이 읽힌다. 실제 이날 선발 등판 역시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박찬호의 자원 등판 성격"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해 박찬호는 "이 대회가 끝나면 샌디에이고로 복귀해 5이닝 이상 던질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언급, 이 때부터 이미 장기적으로 포석해 놓고 있었음을 내비쳤다.
이런 점을 되새겨볼 때 박찬호가 얼마나 올 시즌을 별러왔는지 새삼 짐작할 수 있다. 그렇기에 향후 체력적으로 지금 구위를 어떻게 유지할지에 대해서도 충분히 숙고하고 있을 박찬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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